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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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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임항선 그린웨이- 홍옥숙(사천문인협회 회장)

  • 기사입력 : 2020-06-08 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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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옥숙(사천문인협회 회장)

    오랜만의 마산 나들이였다.

    그동안 더러 갈 일들이 있었지만, 항상 볼일만 보기에도 시간이 빠듯해서 쫒기 듯 돌아오곤 했었기에 여유를 가진 나들이는 오랜만이라는 게 맞다. 그러나 큰아들이 마산에 거주하게 된 지금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우리 가족은 모두 마산이 그립다. 어쩔 수 없이 팔고 떠나온 장군동 이층집, 그리고 창동 골목들이 그립다. 아들은 언제나 마산 근무를 원했었는데 이번에 발령이 나서 집을 사게 된 것이 우리는 기쁘다. 시간을 내어 집을 보러 다니더니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았다며 좋아하기에 그러려니 했다가, 가보고는 놀랐다. 아파트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임항선 그린웨이! 뒷문을 열고나서면 바로 연결되는, 정말 내가 꿈만 꾸었던 그런 길이 거기 있었다. 철길이 어떻게 변했다는 말은 얼핏 들은 적 있었지만 이렇게 예쁘게 변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숲으로 덮이고 그래서 당연히 새가 울고 곳곳에 꽃들이 웃고, 내가 떠난 마산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생겼구나. 그래 생각난다. 자주 보았지만 늘 무심히 지나쳤던 화물을 실은 기차가 다니던 그 길임을 알겠다. 마산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낸 이에게 기립박수를 쳐 주고 싶다.

    마산임항선(마산항 제1부두선)은 마산항의 짐을 기차에 바로 싣기 위하여 1905년에 개통되어 마산항과 마산역을 이어주던 8.6km의 철길이었는데 도시화로 인한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1912년 폐선 되었다고 한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임항선’ 폐철길을 활용하여 2015년에 공원으로 만든 것으로, 창원시는 옛 마산세관에서 석전사거리 개나리아파트까지의 폐 철길 구간을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한마디로 세상이 변한 것이다.

    우리는 그날 그 길을 걸어 창동으로 진출했다. 걷기에 딱 알맞은 거리였다. 이선관 시인의 기념관을 지나며 그분의 미소를 떠올렸고 오매불망하던 창동분식에서 김밥과 우동을 먹었다. 행복한 날이었다.

    홍옥숙(사천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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