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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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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동학대 예방대책 절실하게 추진해야

  • 기사입력 : 2020-06-08 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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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천안에서 초등학생 A군(9)이 의붓어머니에 의해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 위기의 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되는지 잘 살펴보라고 8일 지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창녕의 한 거리에서 발견된 B양(10)은 당시 몸의 곳곳이 멍투성이었고, 손에 심한 화상을 입어 지문이 없어졌다. 의붓아버지의 학대를 피해 집을 나온 것이다. 두 사건 모두 학대를 넘어선 무시무시한 고문이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라는 잔인한 흉기에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학대를 받는 아동들은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행복’이라는 단어를 알기나 할까.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 지 의문이다. 정부는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2018년 3월부터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운영해오고 있으나 아동학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경남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2014년 749건에서 2018년 1118건으로 4년 만에 무려 30% 증가했다. 신고되지 않은 학대도 수없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도 아동학대 발견율이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다.

    경남도와 교육청은 아동학대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대통령 지시가 나온 후 서둘러 실태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평소에 엄중히 인식하고 있었다면 창녕 어린이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동학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도는 아동학대 위험이 높은 아동부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지자체 인력을 활용해 아동의 안전여부를 확인한 후 학대가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토록 했다. 아동학대 예방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높이면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조기에 갖추기로 했다. 꽃으로도 때리지 않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아이들이 좋은 세상에서 꿈을 펼치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정부와 자치단체는 아동학대 예방 대책을 절실하게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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