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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믿어도 됩니까?”- 허철호(취재2국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20-06-09 2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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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철호 취재2국장·부국장

    “친구분 믿어도 됩니까?”

    얼마 전 회사 동료가 자기 차량으로 퇴근을 하다 추돌사고를 당했다. 차량 정체로 인해 차량이 잠시 멈춘 상태에서 뒤차가 동료의 차량을 받았고, 이로 인해 범퍼가 파손됐다. 사고 처리 과정에서 동료는 뒤차 운전자와 명함을 교환했는데, 동료의 명함을 받은 상대 운전자가 나와의 관계를 얘기한 모양이었다. 상대 운전자는 내 대학 친구의 고향 친구로 가끔씩 연락도 하는 사이다. 그는 사고 후 바쁜 일이 있다며 내 회사 동료에게 보험처리를 해주겠다고 얘기하고 자리를 떴다. 그날 밤 회사 업무 관계로 동료에게 전화를 하자 동료는 사고 얘기를 하면서 그때까지 보험사에 사고 접수가 안됐다며 그 친구를 믿어도 되는지 물어봤다. 나는 동료에게 “믿어도 된다”고 대답했다.

    오래 전 사과 과수원을 구입하려는 선배와 거창에 간 적이 있었다. 매물로 나온 과수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마을과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집주인에게 길을 물었다. 집주인과 얘기를 하다 보니 그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내 작은형과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참 신기해했었다. 그는 형의 고교 동기에다 같이 건축토목 분야 일을 하면서 절친한 사이였다. 그날 나와 형 친구는 한참동안 형에 대한 추억을 얘기했었다. 우린 그날 처음 만났지만 형을 연결고리로 오랫동안 신뢰가 쌓인 사이처럼 느껴졌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 간의 만남에서 같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가 첫 만남인데도 친근한 사이처럼 서먹하지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같이 알고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평가된다면 처음 만난 사람들 간에 호감도 느낀다.

    요즘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간에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친구가 돼 소통한다. 난 페이스북 친구가 480여명이다. 내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페북친구가 50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도 있다. 난 페북 친구를 늘리겠다는 생각이 없어 내가 친구 신청을 하기보다는 친구 신청이 들어오면 받아주는 편이다. 내 페북친구들은 학교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 잘 아는 사이도 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페북에서 누군가 내게 친구 신청을 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페북에 적은 글 등을 읽어 본 후에 신청을 받아준다. 페북친구가 정치 등의 사안에서 나와 생각이 너무 다르다면 글을 읽는 것이 고역이기 때문이다. 친구 신청한 이가 페북에 적은 글이 없으면 그의 페북친구들을 살펴본 후에 결정한다.

    친구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에게 믿음(신뢰)을 주는 게 아닌가 싶다. 학교나 회사 등에서 그 사람과 오랜 시간을 같이 생활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이 할 행동들이 예상된다. 그가 그동안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해왔다면, 현재 그가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믿음이 생길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특별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주변에 쓰레기가 있으면 치우는 것,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것 등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정도만 실천해도 충분할 것이다.

    앞에 얘기한 차량사고와 관련해 며칠 후 동료는 “별 문제없이 잘 처리됐다”고 얘기했다. “믿어도 된다”는 내 믿음을 친구가 사실로 확인시켜줬다. ‘나는 내 친구들이 믿을 수 있는 친구일까?’ 자문해 본다.

    허철호(취재2국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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