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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직, 팩트’-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0-06-09 20: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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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만복 경남교육삼락회장

    ‘오직, 팩트’라는 제목은 지난 6월 1일자 어느 중앙지 1면에 컬러로 눈길을 끈 제목이다. 잘못된 기사를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독자와의 약속이며, 범람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철저한 사실만을 보도하겠다는 통 큰(?) 결단이었다. 우리가 늘 염려하는 유언비어나 사실무근의 소문들을 없애려면, 매스컴이 국민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정부와 언론이 국민과 독자들 앞에 엄숙히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언론의 팩트(fact:사실)에 기반한 기사는 탄광에서 금광석을 찾아내듯, 잡초 속에서 약초를 캐내듯, 많은 정보들에 대한 다각적이고 정밀한 분석을 거친 신중한 판단이어야 할 것이다. 정확한 정보만이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믿을 수 있는 정보만을 제공하는 매스컴이 되어야 공신력과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은이 한 달가량 잠행설에, 우리에 망명한 유명인과 미국을 비롯한 우리 정부에서는 유언비어와 낭설이 난무하여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다. 우리의 짧은 언론사를 되돌아보더라도, 70년대까지만 하여도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는 것 못지않게, 각종 비리와 횡포를 했던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붉은 줄이 그어진 기자증을 가지고 불안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특권을 요구하며 행패를 자행했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도 있었다.

    언론은 잡다한 이야기를 낱낱이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다 듣고 옥석을 가려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바른 언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이야기를 거름장치 없이 기사화하다보니 1면의 주요 자리에 ‘바르게 고침’이란 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기사화할 만한 가치, 곧 사회적 가치에 선별 기준을 두고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여과과정이 순전히 자율로 이루어지면, 진행될 때마다 비로소 언론의 책임이 뒤따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먼저 언론인 자신의 반성이 있어야 마땅하다, 취재원은 권력, 금력, 권위 등에 상관없이 지켜야할 균형과 주체성을 가지고, 진정한 용기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혼자서 하는데 생길 것이다. 신문이 오늘의 역사라면 역사는 어제의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가 미래의 비판을 위해 축적하는 작업이라면, 신문은 현재의 비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오늘의 일을 정확하게 비판 못하고 따지지 못하면 죽은 신문이나 다름없다.

    다만 그런 신문을 오늘에 있게 하는 힘은 오로지 독자들의 힘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에누리 없이 척결하고 해석하여 역사를 정리하는 사관들의 깊은 정의감 때문이다. 신문도 이와 다를 바 없고, 기사 하나하나에 담긴 뜻을 되새겨보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신문은 뭐니 뭐니 해도 오직 팩트가 생명이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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