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임무 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줄 알았는데”

순직 고 정호종 경장 영결식
늦깎이 입직 ‘해경 꿈’ 활짝 못 피워
가족·동료 오열 속 마지막 길 떠나

  • 기사입력 : 2020-06-09 21:05:33
  •   
  • 9일 오전 10시 30분 통영시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정 경장은 지난 6일 통영 홍도 해상 동굴에 갇힌 다이버 2명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2.5m 이상의 높은 파도에 휩쓸려 해경의 꿈을 활짝 피워 보지도 못하고 숨졌다.

    이날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과 구자영 남해해경청장, 해경 동료 및 유가족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함께했다.

    9일 오전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다이버를 구조하다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통영해양경찰서/
    9일 오전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다이버를 구조하다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통영해양경찰서/

    고 정호종 경장은 해병대를 나와 산업 잠수사로서 수년간 일해 왔다. 2019년 1월 늦깎이로 해경에 입직해 장승포 구조거점파출소에서 근무하며 위험한 구조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낚시어선 특별단속 업무유공자로 선정돼 통영해양경찰서장 표창을 받는 등 타고난 모범 해양경찰관이었다.

    그를 곁에서 지켜본 동료 직원들은 “매사에 적극적이었고 모든 일에 대해서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했던 든든한 후배였다”면서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오는 13일 토요일에 자신의 35번째 생일을 맞는 정 경장은 생일을 불과 6일 앞두고 생을 마감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구자영 남해해경청장은 조사를 통해 “교육생 시절 당신이 작성했던, ‘요구조자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며 교육원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다’는 다짐의 글이 가슴을 후벼 판다”며 애통해 했다.

    방윤현 통영해경 장승포 파출소 순경은 “죽음의 문턱에서도 경찰 본연의 사명을 잊지 않은 당신의 숭고한 신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면서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지독히 원망스럽고 무겁게 가슴을 짓누른다”며 고별사를 했다.

    이어 헌화 및 분향과 조총 발사 후 고인에 대한 경례를 끝으로 정 경장을 떠나보냈다.

    고인을 보내는 유가족과 동료의 울음이 식장을 가득 채웠다.

    순직한 고인에게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통영시립화장장으로 이동했다.

    정 경장은 지난 6일 악천후로 통영시 홍도의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거센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후 7일 오전 10시 40분쯤 구조 현장 동굴 인근 수심 12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 정호종 경장은 거제추모공원에 임시 안치됐다가 순직 심사를 거친 후 국립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