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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령자의 아찔한 전동 휠체어 운행- 이보라(남해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순경)

  • 기사입력 : 2020-06-10 20: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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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라 남해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순경

    필자가 순경으로 처음 남해 중앙지구대에 근무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얼마되지 않아 출동을 나갔을 때 좁은 갓길에 할아버지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1t 트럭과 부딪혀 전도 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할아버지는 구급차에 이송되어 병원으로 갔고 치료 후 퇴원을 했다는 소식을 며칠 후 듣게 되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은 보행할 때 좁은 갓길 도로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를 남해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데 그 위험이 눈앞에서 펼쳐졌을 때 그저 글과 화면 너머의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음을 절절히 체감할 수 있었다. 남해군은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이 36.8%에 달하는 우리나라 5번째에 들어가는 초고령 사회이다.

    지구대에 근무할 때 많이 접한 사건 중의 하나가 고령자 교통사고이고 고령자들은 거동할 때 좁은 갓길 도로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행위는 많은 위험을 유발한다.

    또한 순찰을 할 때 전동 휠체어가 차라고 생각을 하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반사지를 배부하면서 안전운행을 당부한 적이 몇 번이나 있다.

    실제로 전동 휠체어나 스쿠터의 이용자들 중 4명 중 1명(24.5%)은 차량과의 충돌을 경험해 본적이 있다고 한다. 사고경험자들은 도로를 이용한 경우 43.5%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보도 이용자는 28.8%로 단순 전동 휠체어나 스쿠터의 사용자만 집계했다는 점에서 비춰봤을 때 도로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다.

    전동 휠체어는 보행자와 동일한 취급 및 보호를 받기에 차도가 아닌 인도로 통행하여야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알아도 인도가 고르지 못해 차도로 다니는 사람도 많다. 그들 모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전동 휠체어를 탄 고령자 스스로가 교통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교통사고를 대비한 방향지시등, 전조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흰색 옷을 입으면 50m에서, 반사지를 붙이면 100m 거리에서 보행자를 운전자가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몰 후 밝은 옷을 입을 필요가 있고 보조용 의자차 등에 필히 반사지를 붙여 사고를 예방하고, 도로를 횡단할 때는 좌우 차량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건너야 하며 빨간 불로 바뀌기 전 초록 불이 깜빡일 때는 가급적 건너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

    고령 인구가 특히나 많은 남해에서 노인 스스로가 안전에 대해 자각을 하고 또한 그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하루빨리 많은 군민들이 참여한다면 이제는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보라(남해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순경)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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