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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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처벌 강화해야”

도내 여성단체·여성의당 대책 주문
“스토킹 다스릴 법 없어 범죄 이어져”

  • 기사입력 : 2020-06-15 21: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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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거창에서 길 가던 여성이 무차별 폭행을 당해 큰 부상을 당하는가 하면 창원에서는 식당 여주인이 손님에게 살해 당하는 등 도내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여성 대상 범죄 근절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1시께 거창군 거창우체국 인근 인도를 걸어가던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 A(31)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눈 망막이 손상되고 얼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지난 6일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스토킹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페미사이드’ 시위가 열리고 있다./경상도비혼공동체WITH/
    지난 6일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스토킹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페미사이드’ 시위가 열리고 있다./경상도비혼공동체WITH/

    앞서 지난달 4일 오전 9시 51분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식당 여주인인 B(60)씨가 C(43)씨에게 살해 당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골 손님인데 다른 손님들과 차별하고 냉랭하게 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조사 결과 C씨는 B씨를 10년 가까이 스토킹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여성단체와 여성의당 경남도당은 이 두 사건을 비롯한 여성 대상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데 대해 성별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통계포털의 검찰청 범죄분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강력 흉악 범죄 3만5272건 중 여성 피해자는 2만9313건에 달한다.

    이경옥 여성의당 경남도당 공동위원장은 거창 묻지마 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피해자가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가해자 인권 보호에 급급해 영장을 기각하는 등 사법부의 성인지 관점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를 변화시키고자 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성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를 탄압하는 혐오 범죄도 생겨나고, 우리 사회가 여성 생명권을 여전히 경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15일 “거창 여성 폭력 사건에서 신고 이후에 가해자의 보복 행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신변안전조치의 첫 단계인 가해자 구속이 즉각 진행되지 않는 현 상황을 바라보는 여성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오늘 오후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거창 여성폭력사건의 사법기관 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여성계는 창원 식당주인 살인 역시 근본적으로 스토킹 범죄를 다스릴 법이 없어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라며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13년 경범죄처벌법에 신설된 ‘지속적 괴롭힘’ 조항이 있지만 처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5만원 미만 과태료에 불과하다. 21대 국회에선 남인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으로 스토킹 처벌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상도비혼공동체WITH 관계자는 “스토킹처벌 관련법 개정은 15대 국회부터 20년 동안 발의와 폐기를 거듭하고 있다”며 “스토킹을 여성을 향한 범죄의 전조로 보고 강력하게 처벌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스토킹 처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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