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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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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지키는 것- 이종훈 (정치팀장)

  • 기사입력 : 2020-06-19 08: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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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뼛속 깊도록 느껴지는 게 요즘 일상이다. 이념의 파고에 휩쓸린 군상들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제자리를 지키고 원칙과 기본을 지키고, 약속을 지키는 것은 순리인데 소리 없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상황이 연속된다. 지키고 빼앗기고 또 빼앗고 그러다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목소리 높여 남 탓하는 사이에 정작 우리를 지탱하는 소중한 것들은 방향을 잃어 버리고 갈팡질팡한다.

    ▼지키는 것은 재산, 이익, 안전 따위를 잃거나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감시해 막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규정, 약속, 법, 예의 따위를 어기지 않고 실행하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말보다는 행동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서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이 있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다 순직한 공직자와 의인들이 있고, 또 우리는 그들의 희생정신을 예의를 지켜 기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현충일 행사에 국가보훈처가 천안함 폭침과 제1·2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 유가족과 생존자를 현충일 참석자에서 제외하면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참석시켰다. 보훈처는 ‘코로나 사태로 참석자를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 직원이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현충일은 나라를 지키다 숨진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날인데 실수라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대한민국 역사는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를 지키는 데 높고 낮음이 없고, 무겁고 가벼운 게 있을 수 없다. 목숨을 바치는 것도 아니고 예의를 지키면서 그들을 추모하는 게 뭐가 어려운지 모를 일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이다.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공정하게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지키는 것이 호국보훈이다.

    이종훈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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