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고 황금사자기 우승 비결 3가지
박무승 감독 부임 1년 만에 쾌거, 비결은김해고 ‘체·감·분 야구’ 통했다팀 맡은 후 선수들 몸 만들기 주력
- 기사입력 : 2020-06-23 2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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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존재감이 없던 팀이 어떻게 전국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김해고 야구부는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전국 규모 대회에서 8강 진출조차 한 적이 없었다. 한 마디로 전국 무대에서 이름이 없는 팀이었다. 지난 2003년 창단한 김해고 야구부가 17년 만에 새 역사를 쓰게 된 배경에는 박무승(48) 감독이 있었다.
지난해 6월 22일 김해고 야구부를 맡은 박 감독은 지난 22일 강릉고와의 결승전에서 역전승을 이루면서 정확히 부임 1년 만에 전국 대회 우승을 이뤘다. 그는 이번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승리의 요인은 크게 체력, 자신감, 데이터 야구다.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강릉고와 김해고와의 경기. 강릉고 상대로 4대 3으로 승리를 거둔 김해고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박 감독은 부임 초기 경기 위주의 연습에 주력하지 않았다. 2개월간은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선수들의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 “도대체 야구 연습은 언제하냐”며 선수들 사이에 의문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단순히 던지고, 치고, 받고 하는 연습에서 탈피할 필요를 느꼈고 ‘체력이 없으면 기술도 없다’는 신념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매주 선수들의 달라진 몸 사진을 붙여놓으며 서로 경쟁을 시켰다. 박 감독은 미국을 왕래하면서 습득한 새로운 훈련방법도 선수들에게 적용시켰다.
김해고 박무승 감독박 감독은 운동장 안에서는 매우 엄격했다. 하지만 일단 운동장만 벗어나면 선수들 앞에서 살갑게 춤도 추면서 때로는 아버지처럼 다가갔다. 선수들에게 박 감독은 무서운 존재였지만 가로막는 벽은 없었다. 때문에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박 감독을 믿고 잘 따랐다.
박 감독은 “이긴 적이 별로 없는 선수들에게 자신감 부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시합에 오르기 전 늘 선수들에게 “실패하는 것은 괜찮다. 두려워하지만 말아라. 그리고 포기하지 마라”고 주문한다. 박 감독은 “이기는 게임이 하나 둘 늘면서 선수들 사이에 자신감이 생기고 믿음이 생겼다”며 “가장 큰 변화는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에서 치밀하게 데이터를 접목해 훈련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박 감독은 덕수고 수석코치 시절의 경험을 살려 철저하게 타 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전에 타 팀의 연습게임 현장을 찾아 상대투수의 구질, 볼배합, 주루 플레이 양상 등을 분석하며 매일 선수들에게 브리핑을 했다.
무엇보다 우승은 선수들 덕택이라는 박 감독은 “저 혼자 아무리 잘하고 뛰어다녀도 각자의 포지션이 융화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는 “포수 정종혁을 비롯해 어느 선수 할 것 없이 제 역할을 잘해주었고 선수들에게 엄마같은 윤현필 수석코치, 삼촌같은 오승민 수석코치, 박종규 코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당시 이름 박지영) 선수를 거쳐 마산용마고, 홍익대, 덕수고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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