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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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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고 황금사자기 우승 비결 3가지

박무승 감독 부임 1년 만에 쾌거, 비결은
김해고 ‘체·감·분 야구’ 통했다
팀 맡은 후 선수들 몸 만들기 주력

  • 기사입력 : 2020-06-23 2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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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가까이 존재감이 없던 팀이 어떻게 전국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김해고 야구부는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전국 규모 대회에서 8강 진출조차 한 적이 없었다. 한 마디로 전국 무대에서 이름이 없는 팀이었다. 지난 2003년 창단한 김해고 야구부가 17년 만에 새 역사를 쓰게 된 배경에는 박무승(48) 감독이 있었다.

    지난해 6월 22일 김해고 야구부를 맡은 박 감독은 지난 22일 강릉고와의 결승전에서 역전승을 이루면서 정확히 부임 1년 만에 전국 대회 우승을 이뤘다. 그는 이번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승리의 요인은 크게 체력, 자신감, 데이터 야구다.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강릉고와 김해고와의 경기. 강릉고 상대로 4대 3으로 승리를 거둔 김해고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강릉고와 김해고와의 경기. 강릉고 상대로 4대 3으로 승리를 거둔 김해고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감독은 부임 초기 경기 위주의 연습에 주력하지 않았다. 2개월간은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선수들의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 “도대체 야구 연습은 언제하냐”며 선수들 사이에 의문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단순히 던지고, 치고, 받고 하는 연습에서 탈피할 필요를 느꼈고 ‘체력이 없으면 기술도 없다’는 신념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매주 선수들의 달라진 몸 사진을 붙여놓으며 서로 경쟁을 시켰다. 박 감독은 미국을 왕래하면서 습득한 새로운 훈련방법도 선수들에게 적용시켰다.

    김해고 박무승 감독
    김해고 박무승 감독

    박 감독은 운동장 안에서는 매우 엄격했다. 하지만 일단 운동장만 벗어나면 선수들 앞에서 살갑게 춤도 추면서 때로는 아버지처럼 다가갔다. 선수들에게 박 감독은 무서운 존재였지만 가로막는 벽은 없었다. 때문에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박 감독을 믿고 잘 따랐다.

    박 감독은 “이긴 적이 별로 없는 선수들에게 자신감 부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시합에 오르기 전 늘 선수들에게 “실패하는 것은 괜찮다. 두려워하지만 말아라. 그리고 포기하지 마라”고 주문한다. 박 감독은 “이기는 게임이 하나 둘 늘면서 선수들 사이에 자신감이 생기고 믿음이 생겼다”며 “가장 큰 변화는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에서 치밀하게 데이터를 접목해 훈련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박 감독은 덕수고 수석코치 시절의 경험을 살려 철저하게 타 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전에 타 팀의 연습게임 현장을 찾아 상대투수의 구질, 볼배합, 주루 플레이 양상 등을 분석하며 매일 선수들에게 브리핑을 했다.

    무엇보다 우승은 선수들 덕택이라는 박 감독은 “저 혼자 아무리 잘하고 뛰어다녀도 각자의 포지션이 융화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는 “포수 정종혁을 비롯해 어느 선수 할 것 없이 제 역할을 잘해주었고 선수들에게 엄마같은 윤현필 수석코치, 삼촌같은 오승민 수석코치, 박종규 코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당시 이름 박지영) 선수를 거쳐 마산용마고, 홍익대, 덕수고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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