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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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풀린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막아야

  • 기사입력 : 2020-06-30 20: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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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0년 7월 이전 각종 도시계획시설지구로 지정되고도 개발에 들어가지 못한 경남 도내 37.62㎢의 행위제한이 오늘부터 풀린다. 지정 후 20년이 넘도록 공원 개발 등의 사업착수를 하지 않아 자동 실효되는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에 따른 것이다. 여의도 면적(2.9㎢)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장기간 재산권제약을 받아 온 지주로서는 무척 반길 일이다. 하지만 공익적으로는 난개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도내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2588곳 71.27㎢다. 이 중 1093곳 33.65㎢는 민자사업 등을 통해 기한 내 개발 착수로 이미 해소됐다. 용도별로는 공원 107곳 20.052㎢, 도로 1296곳 5.828㎢, 기타 92곳 11.74㎢다. 나머지 1495곳 37.62㎢가 이번에 풀리게 되면서 지자체로선 난개발 예방대책 수립이 ‘발등의 불’이 됐다.

    하지만 경남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라 의아하다. 도는 일몰제로 실효된 면적이 전체 면적의 17% 수준으로 많지 않다는 점을 내세운다. 더구나 풀리는 37.62㎢ 중 25.79㎢는 대부분 도시 외곽에 위치해 개발압력이 낮다고 보는 모양이다. 상대적으로 난개발이 우려되는 나머지 11.833㎢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도시계획적 관리로 대응하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토지 소유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십 년 간 보상도 못 받고 원래 허용된 용도대로 토지를 이용할 수 없어 이중고를 겪었던 지주들의 개발욕구가 어느 정도일지는 충분히 가늠이 되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들은 이번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로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매입이나 보상 이외에 사유지 개발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궁색한 때문이다. 매입을 해보려해도 자치재정 범위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어서 엄두를 못 낸다. 경남도는 상대적으로 개발압력이 높은 토지에 대해서라도 신속한 난개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구단위 계획 수립, 생산·보전녹지 지정, 개발행위허가 제한 등 도시계획적 관리방안이 그것일테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오랜 세월 토지이용 제한을 받으면서 상실감이 컸을 지주들을 배려하는 보완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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