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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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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 마산, 정의는 어디에-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20-07-06 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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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마산시민들은 오래 전부터 자유, 민주, 정의의 도시라는 긍지를 갖고 살아왔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정과 불의에 항거해서 독재 권력에 분연히 맞섰던 청년 학생들과 시민들의 정의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마산은 어떠한가. 자유와 정의가 넘쳐나고 시민들은 맘껏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가. 우연히 통술집에서 만난 지인은 울부짖는다. 어쩌다 마산이 이 꼴이 되었냐고. 기개도 없고 정의라는 말은 시궁창에 내팽개쳐졌고 몇 명 되지도 않는 민주와 자유를 가장한 일부 위장진보 세력들에게 시민사회는 접수되어 마산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단다. 선거의 노예가 되어버린 걸까, 지방 선량이나 중앙정치인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재갈이 물려진 건지 대놓고 바른 소리 하나 하지 못하는 기막힌 오늘의 현실, 이게 마산의 정의란다.

    약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한양대 윤재근 명예교수의 노산 이은상 선생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윤 교수는 노산 선생은 일생 동안 왕따를 당하고 살았다. 시조를 못 쓰게 하던 일제강점기에 그는 은사의 가르침인 ‘말과 글만 안 뺏기면 반드시 독립한다’는 신념으로 시조를 썼다 한다. 전 국민에게 애국가처럼 불리웠던 가고파를 비롯해서 얼마나 많은 주옥같은 시조와 시를 우리에게 남겼는가. 윤 교수의 말마따나 일생 동안 당한 것도 모자라 죽어서도 노산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 누가 무슨 자격으로 그를 욕보이고 그의 정신세계까지 죽이고 있는가. 어째서 그가 친일파인가, 국민의 가슴속 깊은 곳까지 나라사랑 나라독립의 정신을 아리도록 새겨준 훌륭한 독립 애국지사가 아닌가. 그런 뛰어난 문인이자 애국지사를 내팽개친 그의 고향 마산시민은 도대체 누구인가.

    한때 전국 7대 도시의 위용을 떨치던 도시가 마산이었다. 이제 그 잠재력을 깨워 마산을 다시 뛰게 하자. 그것은 칼도 아니고 총도 아니요 공장의 중장비 소리도 아니다. 세계는 5G시대 경쟁 중이다. 마산은 여기에 걸맞은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배출한 도시이다 국내 최고의 위대한 민족시인 노산 이은상 선생의 다양성과 창의력, 예술의 사회적 포용력을 깨워서 5G시대를 앞서가고 우리 마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

    제 뜻을 잃어버린 정의가 다시금 살아나게 해야 한다. 그 가장 기본은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고 좋은 것은 그냥 좋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누가 우리의 심성을 이렇게 어지럽게 만들었는가. 정의라는 이름으로 연대라는 괴물들이 우리를 어떻게 갈라놓았는가. 오늘의 우리 사회는 정의나 희망, 통일, 참여, 민주, 연대 같은 아젠다를 내세운 시민없는 시민단체들에 의해서 무너져내렸다고 주장하면 무리일까. 그것은 정의연의 이번 사태가 국민들 눈을 조금은 뜨게 만든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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