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지만 저를 아빠나 큰오빠로 대해주면서 함께 공부하는 만학도 동기생들이 있어 즐겁고, 교수님들은 눈높이 맞춤형 교육으로 좋은 강의를 해주셔서 대학생활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학교에서 대면강의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가야대학교의 최고령 학생인 사회복지재활학부 4학년 김재두(74)씨는 대면시험으로 실시된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지난달 말 이번 학기 처음으로 강의실에 나왔다. 오랜만에 손자뻘 학우들을 만난 반가움과 시험에 대한 걱정으로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직원 수십명을 둔 요양병원 회장님, 연간 수천억원 예산을 심의하는 구의회 의장님,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이력의 칠순 노신사는 색다른 자랑거리로 늘 즐거운 표정이다. 돈이나 권력으로 바꿀 수 없는 대학생 신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경로당이나 골프장에서 만나는 동년배 친구들에게 기회만 있으면 같이 공부하자고 권하는 평생학습의 실천가이자 사회복지공부의 전파자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공부에 대한 관심은 나이가 들수록 강해져 일흔이 넘어 대학 진학을 결행했다”며 “지금의 대학생 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라고 말한다.

김씨는 3학년 때 수강한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과목이 너무 재미 있어서 사회복지학과 상담학에 관심이 많다. 학부과정을 졸업한 뒤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까지 진학해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씨가 공부하는 가야대 사회복지재활학부는 지난 2005년 평생학습을 희망하는 만학도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 지금까지 500여명에 달하는 경남부산지역 직장인, 주부, 만학도를 사회복지사로 배출했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