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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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효성 부족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 기사입력 : 2020-07-15 20: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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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대학교 인사위원회는 간호사 50여명에게 폭언, 폭행 등 직장 내 갑질을 한 창원경상대병원 산부인과 A의사에게 지난 3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고, A의사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조사를 받은 소아청소년과 B의사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뒤 사직했다. 이 병원 가해자들이 중징계를 받은 것은 피해자가 단체로 진정서를 제출했고, 노동조합과 언론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경우였다. 이 같은 직장 내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 7월 16일 근로기준법을 개정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 1년을 맞았으나 가해자 처벌규정이 없는 등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평가다.

    경남지역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 창원·양산고용노동지청이 지난 1년 동안 접수받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진정사건’은 모두 118건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가 최근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4%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응답자 절반가량이 괴롭힘을 당했어도 진정서 제출, 신고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근로자들이 괴롭힘을 당해도 자신의 상관과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도내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을 분석해 보면 폭언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62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직장갑질119’이 공개한 피해 사례를 보면 사장의 부인으로부터 모욕을 당하다 결국 사직하는 등 안타깝고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이 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해자 처벌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사업주가 괴롭힘의 행위자인 경우 사내 조치 결과에 대한 피해자 불복 시 구제 절차가 외부기관을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진정이나 신고에 나선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여기에 5인 미만 사업장과 하청업체,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도 관계법을 적용해야 법의 평등한 취지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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