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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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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도시계획도로 개설 두고 시-학교-주민 갈등

주변 학교 “학습권 침해 개설 반대”
주민들 “교통혼잡 해결 위해 필요”
시는 “현재 안으로 설계” 추진 강행

  • 기사입력 : 2020-07-16 21: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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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가 교통체증 해소와 사천여중의 통학로 확보를 위해 사천시 사천읍 선인리 일대에서 추진하는 ‘사천중학교 동편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 도로 인근 학교와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갈등의 진원으로 떠오른 지역은 1993년에 계획된 전체 사업비 15억원, 연장 290m, 폭 10~12m규모의 사천중학교 동쪽 도시계획도로.

    이 도로가 개설 주체인 시와 학교, 주민들 간 이해 갈등요소로 대두한 것은 지난 93년 당시 설계된 노선과 현재의 계획노선이 달라지면서 신설 예정도로의 위치가 당초 경남자영고에서 사천중학교에 더 근접한 형태로 변경되면서 부터다.

    개설 도로 주변에는 이들 2개 학교 외 사천여자중학교도 있다. 사천여중은 지난 2017년 6월 학교 앞 2차선 도로의 잦은 사고 등을 이유로 해당 도시계획 도로를 조기 개설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지난해 5월 도로 선형이 변경되자 사천중, 경남자영고와 같은 입장으로 돌아섰다.

    사천중 동편 도로 개설 예정지 현황과 개설도로 노선./사천시/
    사천중 동편 도로 개설 예정지 현황과 개설도로 노선./사천시/

    노선설계가 변경된 도로는 병목현상만 가중시킬 뿐 사천여중의 등하굣길 교통 민원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3개교는 현재 시가 계획하는 대로 도로를 개설할 경우 학교 주변 3면을 도로가 막아 교육환경이 훼손되고 장기적으로 사천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며 사천중학교를 관통하는 도로가 아닌 사천여중을 지나 대로와 연결되는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실제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신설도로 대신 기존 사천여중으로 통하는 2차선 통학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회전 교차로를 신설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개 학교장 합의서와 건의서를 지난달 25일 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개설 예정도로 주변에 거주하는 선인리 주민들은 등·하교시간 사천여중으로 진입하는 차량들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며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복잡해지자 해당 도로 사업 부지 소유권자인 사천교육지원청도 난처한 입장이다.

    사천교육지원청은 “학교와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만큼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충분한 숙의가 진행되고 합리적인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은 시점이라면 부지를 내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천시는 현재 설계변경된대로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1993년 1월 23일 경상남도 고시에 최초 결정 고시된 가운데 지난 2016년 10월 1923명이 서명한 사천여중의 ‘통학로 개설 건의’에 근거해 지역민 통행 불편 민원 해소와 사천여중 학생들의 통학로 확보를 위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지역주민의 교통로와 사천여중의 원활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현재 전체 사업비 15억원 중 2억원을 확보했고, 실시계획인가·보상계획공고·감정평가를 거쳐 오는 8월부터 보상에 들어가 2022년 준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사천중학교 3면이 도로로 둘러싸여 학습권을 침해받고 도로개설로 인한 소음, 진동, 먼지, 차량통행 등으로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도시계획도로는 사천중을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천중 동편으로 개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도로가 개설되면 학교 주변 3면에 도로가 들어서는 꼴이 돼 학습권이 지장을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 학교는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고, 대다수 학교들의 4면이 도로로 둘러 싸여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도로선형이 일부 조정 변경된 것은 당초 도로 종점부에 임야가 있어 도로 개설 시 대규모 절토로 인해 재해우려가 대두해 주변 지형여건을 고려한 노선으로 행정절차를 거쳐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기존 통학로 확장은 “현 도로 여건상 사천중 뒤편 건물 및 부지가 일부 편입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난색을 표함으로써 이번 계획도로개설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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