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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코로나19 시대, 기업 지원방식 개선해야- 이동찬(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0-07-21 20: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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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릿고개! 지금은 희미한 추억의 단어가 되었지만 필자의 어린시절까지만 해도 봄철 춘궁기에 한 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처지를 가장 절박하게 표현했던 용어가 아닐까 싶다. 그 배고픔의 서러움은 우리사회에서 사라졌지만, 코로나 19사태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기업들의 처지는 그 시절 못지 않게 어렵고 험난함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그 충격파가 예상보다 길고 커지면서 주요 기관들은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IMF는 금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1%로 하향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국들은 경기 급랭 방어와 실물경제 안정화를 위해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 등 재정 확대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3차에 걸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기업의 고용유지 안정화와 금융·세제 지원,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긴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수출 비중이 높은 창원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의 경영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단공이 조사한 5월 가동현황을 살펴보면 생산은 전월 대비 5.5%, 수출은 9.7%가 감소했으며, 가동률도 12.1%p 하락한 67.6%로 나타나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가 발표한 3분기 기업경기 전망지수(BSI)도 39.5로 조사돼 조사를 실시한 이래 최젓값을 기록하는 등 불황의 장기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주 물량 감소와 고정경비 부담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가 힘든 기업들의 생존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시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실정이며, 지원방식 또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지원책에 대한 기업현장과 정책간 괴리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체감도와 파급효과를 제고하고, 관련 절차와 지원 조건을 대폭 완화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최근, 항공제조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정부가 수용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으로 추가 지정함으로써 지역 항공부품업체들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추경 편성과정에서 재정 투입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신 것처럼 기존의 규정이나 매뉴얼에 얽매여 기업 생존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일선 집행기관들의 전향적인 일처리와 적극행정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재정 투입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날 수 있도록 적시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셋째, 공적 마스크 공급 과정에서 나타난 시장의 혼선에 대해 정부가 초기에 보완책을 마련해 수급을 안정화시킨 사례처럼 정책 실행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과 대안 제시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사업별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현장의 반응과 정책 효과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함으로써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코로나 19의 그림자가 향후 20년간 드리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인류의 역사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등 이 사태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되고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개별 기업의 성패는 물론 산업 전반의 위기를 이겨내고, ‘위기 극복이 특기’인 우리의 역량과 노력을 결집해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이동찬(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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