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드론 날고 방제선은 황톳물 수백t 콸콸

[르포] 통영 적조방제 모의훈련 현장
양식장 밀집한 통영 연명항 인근서
도·기관·군 방제선에 드론도 동원

  • 기사입력 : 2020-07-22 21:45:20
  •   
  • 22일 오후, 통영시 산양읍 연명항 앞바다. 콜라색의 적조 띠가 양식장이 밀집한 내만으로 서서히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늘엔 적조를 예찰하기 위한 드론이 바쁘게 비행하고, 양식장을 등지고 배수의 진을 친 어선과 방제선들이 적조를 향해 연신 황톳물을 쏟아낸다.

    경남도와 통영시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실시한 적조 방제 모의훈련 모습이다.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의 번식 덩어리인 적조는 해마다 여름이면 남해안을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특유의 끈적한 점성으로 양식어류의 아가미에 들러 붙어 숨을 못 쉬게 한 후 폐사 시킨다. 방어나 돔과 같은 활동성 어류들이 적조에 특히 취약해 대량 폐사로 이어지곤 한다.

    22일 통영시 산양읍 연명항 앞바다에서 실시된 적조방제 모의훈련. 경남도 정화선이 전해수살포기로 황톳물을 뿌리고 어업인 자율방제단의 어선과 관공선들이 양식장 주변을 돌며 적조를 가라앉히고 있다./연합뉴스/
    22일 통영시 산양읍 연명항 앞바다에서 실시된 적조방제 모의훈련. 경남도 정화선이 전해수살포기로 황톳물을 뿌리고 어업인 자율방제단의 어선과 관공선들이 양식장 주변을 돌며 적조를 가라앉히고 있다./연합뉴스/

    올해도 장마가 끝날 무렵인 7월 말로 접어들면서 양식 어민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장마로 육지에서 쓸려 내려온 영양염류들이 여름철 바다의 높은 일조량과 수온을 만나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크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이날 모의훈련은 적조예찰에서부터 황토를 뿌려 방제하는 상황까지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2시 35분, 경남도의 새바다21호가 모의훈련 시작을 알리는 기적을 3차례 울리며 파란색 깃발을 흔들자 경남수산자원연구소 고성·거제지원이 각각 운용하는 예찰선 ‘경남 891’호와 ‘가리산’호가 출동해 적조의 진행상황와 해황을 살피는 모습을 연출했다.

    훈련은 외해에서 발생한 적조 덩어리가 내만으로 들이닥치기 직전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편에서 경남도 정화선이 160t의 바지선을 끌며 해군 군수정과 함께 등장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해경방제정과 어항공단 청소선이 투입됐다.

    정화선이 끌고 온 바지선에는 전해수황토살포기가 탑재돼 분당 6t의 황톳물을 흘려보냈고, 377t의 해경 방제정도 시간당 200t의 적조띠를 정화했다. 적조가 내만을 덮치는 상황이 펼쳐지자 하늘에는 경남도와 수과원이 띄운 드론이 하늘을 날며 적조를 예찰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이어진 적조 경보 상황. 총력 방제 훈련이 진행됐다. 어민들이 꾸린 자체 방제선단들이 가두리 앞으로 모여들어 연신 황톳물 바다로 흘려보냈고 경남도와 통영시의 관공선들도 달라붙어 황톳물 살포 작업을 도왔다.

    황토는 코클로디니움을 흡착해 바닷 속으로 가라 앉힌다. 현재로서는 적조 방제를 위해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총력 방제에도 불구하고 적조경보가 지속되자 적조피해를 막기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형망선 2척이 실제 가두리 어장을 끌고 적조를 피해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현재 적조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가두리 자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과 아예 양식어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법이 있다.

    모의훈련의 마지막은 참관 내빈들이 경남도 수자원연구소에서 생산한 7~8cm 참돔 치어 2만 마리를 방류하고 전해수황토살포기 사용을 직접 시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적조방제 모의훈련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경남도 박종원 경제부지사,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 옥은숙, 김석규, 황보길, 이종호 도의원 등 100여명이 참관했다.

    훈련이 진행된 통영시 연안에는 가두리양식장 114곳에서 226.7ha 규모의 어류가 양식되고 있다.

    김성호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