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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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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구 유치에 사활 건 남해 고현면

  • 기사입력 : 2020-07-28 2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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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군 고현면이 어제 대규모로 펼친 인구 유치 캠페인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면 단위 최초라는 사실도 있지만 다른 지역 농어촌들도 인구 감소를 겪으면서 똑같이 갖게 된 위기감 공유 차원일 것이다. 특히 정부에 기대지 않고 주민 스스로 공동체 살리기 자구책을 모색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꿈꾸는 전원생활·행복한 아이교육! 남해 고현면으로 오시다!’를 슬로건으로 고현면 인구 유치 및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교육장, 교총회장, 도의원, 군의원, 노인회, 동창회, 일반 주민 등 3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각계 대표들이 두루 망라됐다는 점에서 인구소멸 위기감이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 실감된다.

    남해군 인구는 지난 2011년 5만242명에서 현재 4만3622명으로 10년 새 6600여명(13.2%)이나 격감했다. 고현면은 2018년 3680명, 2019년 3563명, 2020년 7월 현재 3438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면내 두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각각 20명 선에 불과해 폐교 직전이다. 고현면 이장단은 이런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지난 4월 인구 유치 추진위를 만들었다. 젊은 층 유치를 위해 특색 있는 교육과정과 외지인 이주 주택, 일자리 등을 알아보고 있고 빈집 24채를 우선 확보했다. 이주자에게는 농협 지원으로 토지 무상 제공과 농기계 대여, 농사교육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남해군 등과 5개항의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농어촌 인구 소멸 위기는 비단 고현면만의 일은 아니다. 전국적 현상이다. 잘 살 수 있는 기반 조성을 해주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정부가 실효적인 지방분권·분산정책을 적시에 내놓지 못하고 때를 놓친 탓이 크다. 한 술 더 떠 수도권 총량 규제도 효율성을 핑계로 폐지할 조짐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수도권은 일등국민, 지방은 이등국민’이라는 자조가 이래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남해군 고현면민들이 스스로 떨치고 일어난 것은 새로운 주민운동으로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지역 의제로 밀어부쳐 전국이 벤치마킹하는 ‘농어촌 인구 유치 성공모델’로 키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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