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사설] 낙동강 제방 붕괴 원인 제대로 규명해야

  • 기사입력 : 2020-08-10 20:22:25
  •   
  • 지난 7~8일 내린 폭우로 발생한 낙동강과 섬진강 제방 붕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대강 사업과 연관시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통합당에서 섬진강 주변에 홍수 피해가 커진 것을 4대강 사업과 같은 치수(治水)사업을 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는 데 반해, 민주당은 낙동강 제방 붕괴의 원인이 4대강 사업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자연재해까지 각각 유리한 방향에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하천 전문가들도 제방 붕괴의 원인을 두고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제방 붕괴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항구적인 복구 대책이 나올 수 있는데 소모적인 정치공방부터 벌여 안타깝다.

    창녕군 이방면 낙동강 제방 붕괴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합천창녕보 상류 좌안 250m 지점에서 제방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10일 낙동강 제방 붕괴 원인으로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를 지목했다. 합천창녕보 상하류 구간의 수위차가 30cm 가량 발생하면서 수압이 증가해 강둑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로 지어진 물 배수 구조물과 모래 제방 사이에 파이핑 현상이 생기면서 제방 붕괴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조원철 전 국립방재연구소장은 제방에 대한 정부의 관리 부실에 초점을 맞췄다. 제방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보수계획을 수립하여 사전에 대응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를 두고도 이 같이 다른 진단이 나온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제방 붕괴 원인으로 보를 지목한 단체는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제방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빌미로 낙동강 보 철거 주장도 거세질 것이다. 그렇다고 땜질 복구로 끝내서도 안 된다. 낙동강 제방 붕괴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 향후 기상이변으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물난리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