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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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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소, 60㎞ 물길 헤쳐 사흘 만에 구조

전남 구례서 섬진강 거쳐 남해 도착
16개월 암소 탈진 상태서 구조 성공
귀표 조회 통해 주인 품으로 돌아가

  • 기사입력 : 2020-08-13 21: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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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담에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있다. 힘이 센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다 지쳐 익사하는 반면 영리한 소는 물길에 몸을 맡겨 체력을 아껴 서서히 얕은 모래밭에 발을 디뎌 목숨을 구한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우생마사처럼 새끼를 임신한 소가 폭우로 물에 휩쓸려 전남에서 경남까지 무려 60여km를 떠내려와 사흘 이상을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전남 지역의 폭우로 구례군에서 섬진강을 거쳐 남해군 큰난초섬으로 떠내려온 암소가 구조되고 있다./남해군/
    전남 지역의 폭우로 구례군에서 섬진강을 거쳐 남해군 큰난초섬으로 떠내려온 암소가 구조되고 있다./남해군/

    화제가 된 소는 전남 구례군에서 섬진강을 거쳐 남해군으로 떠내려 온 축령 16개월 된 암소.

    지난 11일 남해군 축산정책팀에 고현면 갈화리 난초섬에 소들이 표류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군 공무원들이 현장 확인 결과, 모두 3마리가 폭우로 떠내려와 육지로 떠밀려와 있는 상태. 이들 중 ‘작은 난초섬’으로 떠밀려온 2마리는 이미 폐사했고 ‘큰난초섬’에 표류한 한마리는 탈진상태지만 생존해 있었다.

    군 축산정책팀과 남해축협, 갈화어촌계, 인근 주민들은 즉시 살아있는 소 구조에 나서 바지선 등을 동원해 2시간가량 만에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공수의가 현장에 도착해 오염성 폐렴 의심 치료, 스트레스 방지·영양제 투입 등을 통해 소의 건강을 챙겼다. 촉진 결과, 이 소는 임신 4개월 상태였다.

    군은 구조·폐사한 소를 주인에게 인계하기 위해 귀표를 조회한 결과, 전북 남원, 전남 곡성, 구례에서 기르던 것임이 확인됐다. 구조된 소는 다음 날인 12일 오후 주인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허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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