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기고] 권력 누수(權力 漏水)-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0-08-17 20:21:01
  •   

  • 긴 장마와 코로나19 때문에 오갈 데 없는, 공직생활 40년 이상 근무하고 퇴임한 백수 5명이 선술집에 앉아 세상 돌아가는 온갖 험담을 안주삼아 깡 술을 마시는데, 소주 2잔에 갓끈이 풀어져 얼큰한 갈뫼(葛山)선생이 아직 대통령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는데, 이번의 장마처럼 누수가 되어 철도, 고속도로, 온갖 농작물 등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초토화되 듯이 권력도 누수가 누적이 되면 생각하기 싫은 현상이 올 수 있다고 핏대를 세운다.

    내용인즉 큰 도시의 지자체장들이 성문제 때문에 공석이 되어, 내년 4월에 보선이 예고되어 있고, 지난 7월 16일 21대 국회 개원 때 대통령의 연설에서 경제의 심각함을 열거하면서, 앞으로 투기로는 돈을 못벌고 정부는 집값 잡기에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엄포를 두고, 여당의원이 ‘그렇게 해도 집값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과, 스물세 번의 조령모개식 국토교통부장관의 대책이 전 국민들과 여·야 간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보다 더한 것은 여당대표나 대통령이 군기(?)를 잡으려고 해도, 국민들 보기에는 정권 초기와는 다르게 말빨이 서지 않아, 어쩐지 옛날 같지 않고 시원치 않아 후문이 난무하는 것을 두고, 권력누수가 온 것이 아니냐는 촌로의 열변에 모두가 옳은 것 같다고 소주잔으로 건배를 하며, 박수로서 화답을 한 일이 있다.

    역대 대통령은 퇴임은 앞두고 ‘권력누수가 오면 정권이나 정부가 아닌 국가의 불행’이라고 말하곤 했다. 권력의 누수현상은 인간의 역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기세등등한 궁예도, 후백제를 세운 견훤도, 통일 왕조 신라도, 결국은 권력의 누수로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어 국민들에게 많은 약속을 했다. 이젠 초심으로 돌아가 굳은 의지로 처음 공약을 챙기는 열정에 쏟았으면 한다. 임기 내 많은 공적도 있었지만, 특히 남북관계에 온 정열을 쏟았는데, 얼마 전 개성공단의 남북 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고 사라진 지금 만약 권력 누수가 오면 걸림돌임이 틀림없다.

    더욱이 지난 총선에서 여대야소가 되어 남은 기간 동안 모든 일이 쉽게 돌아갈 줄 알았는데, 혹자는 코로나19 대책 외는 잘한 정책이 있냐는 농담 아닌 진담 외는, 청와대의 인사문제, 남북문제, 외교·경제·민생문제 등 많은 국정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다. 온갖 어려운 일과 국정에 너무 바빠서인지 권력누수마저 침묵으로 거부하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도 안쓰럽기 짝이 없다. 남은 임기 동안 장마 누수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한 번 더 돌다리를 두드려 보듯이 권력누수 현상 없이 마무리 잘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