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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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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철도와 AI- 안현주(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 기사입력 : 2020-08-19 20: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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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부전~마산 복선전철화사업과 관련하여, 철도청에서는 준고속철도로 광주까지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의 일환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경남도·창원시·김해시 등은 수도권처럼 광역 전철화해서 동남권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번 결정되면 변경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우리지역이 기계·조선분야의 쇠퇴로 어려운 경제적 현실에 처해 있어, 지역발전 및 편의성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희망해 본다.

    19세기 증기기관 철도의 발명은 근대 산업화시대의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에서 철도가 부설될 때 일이다. 당시 영국의 계관시인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북서부의 아름다운 호수로 유명한 윈드미어에 철도가 부설된다고 하자 환경파괴라고 경악했고 반대 의사를 시(詩)로 강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도는 부설되었고, 본인도 철도를 이용해 도시나 자연 속을 주로 걸어서 여행하는 ‘프티투어(petit tour)’를 했으니 아이러니라 할까? 윈드미어는 오늘날 철도와 함께 관광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청 제국 시절 고위관리들이 철도가 부설되면 수레를 끌고 노를 젓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을 거라고 극렬히 반대하기도 했지만, 1870년대에 선봉호라는 이름으로 개통되어 잠시 운행되다 철거되는 등 곡절이 있었으나 오늘날 대륙의 철도는 산업과 관광의 동맥으로 고속철도로까지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우리의 예를 보면 비록 미국·일본의 열강 다툼 속에 1899년 경인철도가 개통되어 수송에 발전이 시작되었으나 지방에서는 근대화·산업화 등에 개념이 부족했던 지역 유림과 대지주가 안동·밀양·호남지역 등에서 철도 통과를 극렬히 반대하기도 했다. 그래서 우회로 노선이 만들어졌으나 오늘날에는 교통의 중심지에서 소외되어 지역발전이 늦어져 후회하는 현상도 생겨났다. 철도라는 강력한 산업화의 주역을 못 알아본 당시 사람들의 예지력 부족이라 할까? 또한 철도부설로 일자리 줄어든다고 걱정했던 것은 기우에 불과했고 결국은 강력한 산업화의 기반으로 산업발전이 이루어져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던 것이다.

    이렇게 신산업기술로 인한 기존 일자리 소멸 걱정은 이제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오늘날의 인공지능(AI)이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인류에게 일자리 감소를, 아니면 신산업발전과 새 일자리 창출이라는 희망적 결과를 가져올까? 결과가 궁금해진다.

    3년 전인가 알파고란 괴물 AI가 천재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을 가볍게 꺾어 버리자 세상은 놀라움과 일종의 두려움마저 느꼈다. 그러면 앞으로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다양한 부문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여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철도부설 사례처럼 AI가 인류를 더 풍족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겨나게 하고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도 해 보기도 하지만 더 많은 걱정은 AI로 직업이 극단적으로 감소되어 과거 러다이트 운동처럼 AI 파괴운동이 펼쳐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

    미래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리고 미래가 순탄하게만 발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혁신이나 변화는 새로운 승자를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패자를 만들기에 정치문제로 변질된다면 얼마 전의 ‘타다’ 사태처럼 기존 택시업계의 생존권 문제로 좌초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혁신과 발전은 언제나 기존의 틀을 깨야 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패자의 구제책이 마땅하지 않다면 인류에게 유익한 혁신과 발전의 유용성이 사장될 수 있다는 위험이 늘 있다. 역사적으로 근대화·산업화에 기여한 철도처럼 AI도 장래 인류번영과 평화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유용한 기술혁명으로 진화되기를 희망해 본다.

    안현주(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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