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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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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항공기 정비산업 사천에 집중 육성해야

  • 기사입력 : 2020-08-24 20: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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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기 정비산업(MRO) 유치를 위해 항공우주산업 메카인 사천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시가 다투고 있는 가운데 ‘위기의 항공기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 대토론회가 어제 사천서 열렸다. 세계적인 추세나 사업성 규모로 볼 때 눈독을 들일 만한 사업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지역 간 다툼 이전에 경제적 측면을 먼저 따져보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양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의 항공기 부문이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국내 3대 재벌기업들이 모두 미래 전략산업으로 항공기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체 비행기를 제작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수익성이 그리 좋을 리 만무했고, IMF로 빅딜에 의해 대규모 항공기회사가 탄생했다. 규모의 경제화를 위한 것이었고 지금의 항공기 정비산업도 마찬가지다.

    항공기 정비산업은 작년 기준 시장 규모가 2조7000억원에 이르는데 해외시장 점유율은 미국과 유럽이 62%, 아시아가 21%인 데 비해 한국은 겨우 1.5%에 불과하다. 아직은 항공기 정비산업의 파이가 적다. 시장점유율 1.5%를 두고 나눠 갖는다면 경제적 효율성과 성장 잠재력을 해칠 것은 자명하다. 토론회에서도 제기됐지만 지난 2017년 12월 정부 지원 항공MRO 사업자로 KAI가 선정되고 2018년 국내 유일 항공MRO기업으로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설립돼 아직 걸음마 단계다. 과거의 사례에서도 보여주듯이 항공MRO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는 집중 지원해야 하는 것이 맞다. 파이가 커지면 분화는 자연스레 이뤄지고,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

    현재 여당 의원들이 주도해 인천국제공항공사법에 항공MRO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추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자칫 이제 싹트기 시작한 사천지역의 항공 정비산업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한국사회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고, 그 여파로 지방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중앙 집중화로 수도를 이전하자고 하는 마당에 수도권을 더욱 비대화하고 지방의 산업과 고용을 위축시키는 정책은 다시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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