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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 경험기술, 사장(死藏)해서는 안돼- 강영중(한중플랜트 대표)

  • 기사입력 : 2020-08-27 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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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우리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게다가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려움은 증폭되고 1990년대 말 IMF를 겪었던 시절 못지않게 어렵다고 하는 말에 공감한다.

    어찌하랴! 이로 인해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를 떠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그들은 주로 50대 후반 60대가 주류를 이룬다. 돌이켜보면 이 사람들은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시기에 직장에 들어와서 밤낮 정신없이 일에만 매달렸던 산업역군들이다.

    그들은 기업의 여건과 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그 시절 마치 시골농부가 기계장비의 도움 없이 노동력만으로 힘든 농촌 일을 해야만 했던 때처럼 개척자의 자세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외국 선진기업들이 가진 다양하고 소중한 경험기술을 직접 체험하면서 자신들만의 기술로 재창출하였으며 기업의 기술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 그 결실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초석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산업역군들의 경험기술은 매뉴얼이나 절차서 등에도 언급되지 않은 노하우(Know-how)와 노와이(Know-why)로 융합된 무형의 복합기술이다. 따라서 짧은 기간에 습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로지 일을 통해서만 습득이 가능하며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그들만의 고유한 기술로 기업기술성장의 밑받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범위는 순수 기술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설계, 제작, 시공, 품질관리, 사업관리, 영업 등 산업 전반에 이른다. 이 중요한 경험기술을 가진 산업역군들이 무더기로 기업을 떠난다는 건 심각한 문제이며 그동안 애써 축적해온 경험기술이 통째로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기업 기술성장측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고 한 단계 더 큰 발전을 해야 한다. 밑받침 기술이 단단하지 못하면 그 기업의 기술성장은 크게 기대할 수 없고 기술성장이 동반되지 않은 경제성장은 모래성 쌓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인적자원의 경험기술을 잘 활용하여 기술성장과 고용창출효과를 극대화하는 선진기업들에서 보듯이 우리도 산업역군들의 경험기술을 어떻게든지 잘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단순 나이를 이유로 일터를 떠나는 산업역군들을 최대한 막아야하며 이들이 음으로 양으로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배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부단한 생존노력으로 인적자원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기업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경청하고 경험기술의 사장(死藏)을 막는데 최소한의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우리사회도 경제성장의 주체인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험기술 보전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 인적자원의 경험기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결코 사장(死藏)되어서는 안된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산업역군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산업현장에서 자주 보고 싶다.

    강영중(한중플랜트 대표)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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