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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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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행정과 정치가 왜 필요한 걸까”- 윤봉현(전 마산시의회의장)

  • 기사입력 : 2020-09-01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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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당은 정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지만 국가와 정치와 행정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지방의회 또한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을 고양시키고 의회민주주주의의 토양을 가꾼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부 지방의원들의 탈선으로 지탄받는 일들도 종종 있었지만 기초의회의원들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위해서 일한다는 자긍심은 충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6년부터 기초지방의원들에게까지 정당 공천이 이뤄졌었는데 그 결과는 많은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지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전락했다는 지방의회의원들의 볼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게 만들었다. 중앙정치가 생활자치라는 지방자치 정신까지 훼손케 한 것일까.

    기업과 행정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기업은 계획이 잘못되면 바로 생존과 직결되기에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현실성 가능성 구체성 등을 명확히 하지만 행정의 계획은 이론에만 밝은 일부 교수집단과 매년 계획서나 보고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특정 공무원에 의해서 가공 편집되며 검증되지도 않는 미사여구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 기업과 행정 계획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닌가 라는 생각들이었다. 정부 정책의 급작스런 추진과 진단이라든지 국민의 일상생활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하는 입법과정 등을 보면서 민주주의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고 알고 있었던 일반상식도 허물어지게 하였다. 지방의회도 안건이 접수되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고 집행부의 제안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 뒤에 질의와 토론이 이어진다. 주민의 실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안이라면 현장의 의견청취나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이나 개선점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런데 국민의 일상생활과 사유재산권에 직결된 부동산관련 법안이 국회라는 대의기관에서 이러한 과정들이 생략된 채 어떻게 속전속결로 처리될 수 있는 것인가. 졸속입법과 불통식 독선정치와 독주행정에 의하여 가져올 수 있는 폐해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는가. 반대와 반발이 큰 정책을 시기가 중요하다는 등의 괘변이나 정부만능주의식 행정으로 밀어붙이려 하지말고 당사자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설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과 과정이 자유민주국가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순리라고 생각한다. 공직이란 누구나 맡을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정권의 입맛에만 맞는 코드로 채워지는 인사에서 전문성이나 합목적성 등이 제대로 검증이나 될 수 있을까. 기업의 생명이 자율성이라면 행정은 규제이다. 기업이 성장 본능이 있다면 정치와 행정은 더 큰 권력을 가지려 한다. 이 둘은 서로 충돌한다. 코드인사로 명 받은 자가 누구의 입장을 취할까. 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부를 가져다주는 것은 기업이다. 행정과 정치가 왜 필요한지 그 존재 가치를 제대로 곱씹어 봤으면 좋겠다.

    윤봉현(전 마산시의회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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