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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목마를 때 물 한잔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자-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

  • 기사입력 : 2020-09-01 20: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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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무더운 여름에는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떨어져 다소 잠잠해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돌입 여부를 검토할 만큼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어떤 곳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이 발견되거나 치료 후 재감염되었다는 뉴스들이 나오면서 과연 완전한 종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가을과 겨울에는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민들과 방역 당국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한반도를 향해 돌진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 소식에 긴장하고 대비하는 것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의 기로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이를 혼신을 다해 막아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사회활동 전반이 움츠려들면서 우리 주변에 공급이 줄거나 수요가 많아지면서 귀해지고 절실해지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 학생들과 단체의 헌혈이 줄어들면서 혈액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한다. 경남혈액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단체헌혈 참여자가 고교생, 대학생들의 참여 급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줄었다고 한다. 다행히 개인들의 헌혈이 11%가량 늘어나면서 아직까지 혈액 수급에 큰 문제는 없으나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확진자와 중환자들이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등으로 이동제한 여파가 맞물려 헌혈이 감소할 경우 언제든 비상 상황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사전예약제 운영과 철저한 장비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개인과 단체들이 헌혈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무료급식 등을 제공하는 봉사단체도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충분한 자원봉사 인력을 구하지 못해 소수의 인원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운영 중단을 검토하는 단체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교육 후 비대면 방식 봉사활동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외계층을 돕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독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최근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기관 병상도 부족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SK, LG 등 경제계와 코이카 등 공공기관들도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사내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는 등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의과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한 의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환자가 폭증하면서 공공의료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인력부족 속에 감염공포까지 시달리며 녹초가 되고 있다고 한다.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 지금 의료현장에서는 의료인력 수급이 절실한 때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으로 국민 여론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공공의대 설립 정책 등을 추진하였으나 의료계의 큰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었던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방역에 동참할 의료 인력이 절실한 만큼 정부와 의료계가 극한 대립을 거두고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든든한 의료, 방역체계를 구축하는데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휴 간호사 재교육 등을 통해 유사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간호 예비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힘든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과 기업, 단체들이 ‘목마를 때 물 한잔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나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외되고 어두운 곳이 없는지 한 번 더 돌아보고 위기 극복을 위해 동참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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