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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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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골프 제패 김성현 “멈추지 않고 한·일·미 투어 도전하겠다”

  • 기사입력 : 2020-09-03 19: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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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22)이 지난 9일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는 깜짝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중·고등학교 때 이미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까지 지내고 일본 프로무대까지 진출한 그의 성장과정을 보면 조만간 국내에서도 우승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믿어왔지만 예상보다는 훨씬 빠른 우승소식이었다.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김성현은 중리초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창원 대산중을 다녔고, 사파고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2017년 프로로 전향했다. 국내는 남자프로대회가 여자대회보다 적고 경쟁도 치열해 먼저 일본 프로무대를 먼저 두드렸다. JGTO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시드를 확보해 일본에서 활약하며 2부투어격인 아베마TV투어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올해 1부 시드권도 확보했다.

    하지만 코로나 19사태로 일본 대회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어지면서 국내 무대로 눈을 돌렸다. 국내 시드권이 없는 김성현은 일단 국내 2부투어인 스릭스대회에 출전하며 길을 모색했다. 올해 5차례에 출전해 우승 1회, 준우승 1회 등을 하며 2부리그 상금왕에 올라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부투어에도 도전했다. 현재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1부투어 참가 방법은 1부 시드권자가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할 때 생기는 소위 ‘땜빵’예선인 월요예선전에서 상위 성적을 얻어 출전 기회를 얻는 방법뿐이었다. 지난 7월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도 월요예선으로 기회를 받아 출전했지만 45위에 그쳤다. 김성현은 이번엔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 8명을 선발하는 월요예선에도 참가해 8위, 턱걸이로 기회를 잡았다. 국내 1부투어 2개대회 참가 만에 덜컥 우승을 차지하며 24일 현재 상금순위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덤으로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코리안 투어 출전권과 KPGA선수권대회 평생 출전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출전권까지 받았다. 앞으로 5년간은 예선전을 거치지 않고 국내 어느 대회든지 참가할 자격을 얻으며 한국과 일본 투어를 모두 뛸 수 있게 됐다. 인생역전을 일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성현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대회우승 이후 달라진 것은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줬지만 아직 크게 모르겠다(웃음). 다만 앞으로 마음 놓고 시합을 할 수 있는 환경(5년간 시드권 확보)이 마련돼 좀 더 집중해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같다.

    -예상보다 우승이 빨랐다.

    ▲사실 일본투어에서 뛴 것이 도움이 됐고, 운이 좋았다. 양산 에이원코스가 저랑 잘 맞았다. 일본 코스들이 넓으면서도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길다. 그린도 엄청나게 빨라 친 대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다. 에이원이 딱 일본코스 세팅 느낌이어서 낯설지 않았다. 자신있게 드라이버로 최대한 핀 가까이 붙여 마무리했는데 잘 통했다.

    -한국과 일본투어의 차이는

    ▲일본은 선수층이 우리보다 두터운 것 같다. 톱클래스 선수도 많고 대부분 고르게 잘 친다. 한국은 어려서부터 스윙도 예쁘게 하는 것을 배웠는데 일본선수 중에는 희한하게 스윙을 해도 잘 치는 선수가 많고 특히 숏게임을 잘한다. 우리나라보다 골프를 칠 수 있는 환경이 좋아 어려서부터 많이 경험을 쌓아서 그런 것 같다.

    -일본 생활은

    ▲일본에 따로 숙소나 대회일정 참가 등을 도와주는 매니저가 있다. 이동 거리도 많아 주로 호텔에서 지내는데 한 달 이상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아버지와 함께 지낸다. 음식은 대부분 현지에서 해결하지만 아버지가 라면이나 즉석밥 등도 많이 챙겨와 먹기도 한다.

    1부투어 때는 전속 캐디가 따라오지만 2부투어 때는 상금이 적어 경비 등을 고려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하우스 캐디를 쓰거나 급할 땐 아버지가 백을 맨다. 아버지가 캐디로 나섰을 때 우승을 2번했다. 지난 5월 일본투어(JGTO)의 2부투어격인 아베마TV투어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할 때도 아버지가 캐디를 했고, 이번 선수권 대회 때도 아버지가 캐디를 했는데 국내 1부투어 첫 우승을 했다. 아마 마음이 편해서 그랬나 보다.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창원 출신의 프로골퍼 김성현이 지난 8월 9일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부모가 살고 있는 함안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말하고 있다./전강용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스폰서가 대전에 본사가 있는 ‘골프존’인데 거기 훈련시설이 좋아 인근에 방을 얻어놓고 자취를 하고 있다. 집에는 한 달에 한두 번 내려오고, 일본에 대회가 있으면 나가고 훈련하는 게 일상이다.

    -군대는 어떻게

    ▲되도록 군대는 빨리 해결할 생각이다. 이번에 5년간 시드권을 받게 돼 변수가 생겼지만2~3년 경험을 더 쌓고 입대를 할까 생각 중이다. 너무 늦게 갔다 오면 새 무대에 뛰어들 도전의식이 줄어들 것 같아 앞당겨 갈 생각이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

    ▲주 무대가 일본이었지만 국내 투어에서 우승을 하면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만큼 한일양국 투어에서 2~3년간 뛸 생각이다. 일본무대도 제패해보고 싶다. 양국투어에서 경험도 쌓고 실력도 키우고 군대도 갔다 와서 28살 안에 최종 꿈인 미국 진출도 노려보겠다. 모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선수가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의 경험치를 쌓다보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겠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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