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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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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화된 동남권 뿌리산업 적극 육성해야

  • 기사입력 : 2020-09-03 20: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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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NK금융경영연구소가 어제 ‘뿌리산업 개편과 동남권 발전과제’ 보고서를 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우울하다. 경남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해온 주조·금형 등 뿌리산업이 최근 크게 활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에서 뿌리기술 전문기업체 수가 가파르게 줄고 실적도 반토막이 났다.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2015년 17억1000만원에서 2019년 7억9000만원까지 급감했다. 올해는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당국과 산업계가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탓이 크다. 최근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동차·조선·기계 등 전방산업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뿌리산업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산 넘어 산이다.

    ‘뿌리산업=지역 제조업 경쟁력’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뿌리산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기술자립도는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정책 당국과 상공계는 원천기술인 뿌리산업을 키우고, 국제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늘 노심초사해야 한다. 연초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 당한 수모도 결국은 원천기술 경쟁력이 뒤처진 때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정부가 뿌리산업 범위를 크게 넓히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금속 1개로 국한됐던 핵심소재에 세라믹, 플라스틱, 고무, 탄소, 펄프 등을 새로 포함시켰다. 세부 분야도 기존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 6개에다 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 센서, 로봇 등 미래형 산업군 8개 기술을 추가했다.

    하지만 전통 뿌리산업 비중이 높은 동남권은 큰 혜택을 보지 못할 전망이다. 동남권은 뿌리산업군에 새로 포함된 전자부품·정보통신 등 미래형 산업군의 비중이 5~10%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히 요망된다. 경남·부산·울산 3개 광역지자체는 미래형 뿌리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하루빨리 테이블을 만들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최우선 논의 주제는 미래형기업 유치와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투자 방안이 돼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도 진정성을 갖고 동남권 뿌리산업 확충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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