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마라’- 지광하(울산본부장 부국장)

  • 기사입력 : 2020-09-03 20:17:32
  •   

  •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긴 장마와 집중호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여기에다 진정 기미를 보였던 코로나19까지 확산돼 더 걱정이다.

    경기침체와 일자리 감소, 자녀 보살핌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로 돕고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 가짐이 절실한 시기다. 그런데 최근 울산에서는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잇따라 퍼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더 힘들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마라’는 말이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 할지언정 최소한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메신저나 인터넷 등을 통해 울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의 신상과 동선 등을 담은 가짜뉴스가 유포됐다. 가짜뉴스는 76번째 확진자가 울주군 언양읍 일대 모 아이스크림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이며, 사우나와 치과 등을 방문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울주군과 해당 점포 등에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나 관계자는 “확진자가 방문한 적도 없는데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8월 23일부터 갑자기 손님이 급감하고 있다. 달 목욕하는 손님도 무섭다고 안 온다”고 밝혔다. “만약에 확진자가 왔으면 방역을 하지 않겠나. 보건소로부터 통보를 받은 내용도 없고, 방역도 하지 않았다”며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측도 76번 확진자가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치과 관계자도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가짜뉴스에 상호가 공개된 가게들은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앞서 남구 수암시장 역시 ‘상인회장이 광화문집회에 참가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방문객이 80% 이상 감소했다. 상인들도 코로나19 우려에 60%가 문을 닫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급기야 송철호 울산시장이 8월 25일 해당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격려하는 등 가짜뉴스 잠재우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등의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를 발견할 경우 경찰청(사이버 범죄신고 홈페이지) 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1377 또는 홈페이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행법상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는 내용에 따라 공무집행방해죄·업무방해(형법) 및 명예훼손죄(형법·정보통신법)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경찰은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지광하(울산본부장 부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지광하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