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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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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희망백신- 신순정(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 도민참여센터 담당)

  • 기사입력 : 2020-09-06 20: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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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전과는 다른 세상으로 바꿔놓았다. 경제구조와 삶의 방식을 뿌리째 흔들며 완전히 새로운 환경과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코로나 시대, 살얼음판을 걷듯 하루하루를 지나오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 코로나19는 재앙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더 큰 위기를 경고하는 메시지’라는 것, 그리고 비대면이 강화될수록 인간은 공동체로 연대해야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 말, 경남도청 본관 중앙현관 사각기둥에 하나둘 액자가 내걸리기 시작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경남지역공동체가 연대하고 협력한 모범사례를 카드뉴스로 제작한 액자였다. 어느 순간 사각 기둥은 서른 개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 메워졌다.

    우리 경남 창원이 효시가 되어 전국적인 운동으로 번진 착한 임대료 사연부터 창녕 남지읍 사무소에 현금 1000만원이 든 봉투를 전한 60대 여성의 사연, 천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 나눈 이름 없는 마스크 의병단, 감염 위험을 불사하고 방역봉사에 나선 수많은 도민들, 온라인공연 수익금 전액을 대구지역에 기부한 경남지역 뮤지션들, 외식에 목말라하는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갈비’를 드라이브스루로 나눈 음식점, 코호트 격리된 이웃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한약재를 달여 전한 함양의 한의원, 대구·경북지역 의료진을 위해 성금 모금에 나선 양산지역 맘 커뮤니티의 아름다운 사연까지.

    공동체의 연대는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고, 소외된 곳으로 향한다는 진리를 ‘희망백신’ 사례를 통해 깨우쳤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요원하던 때, 우리 도민들은 백신 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희망백신’이 되기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경남도는 이들 사연을 엮은 ‘희망을 잇다’란 제목의 코로나19 대응 사례집을 곧 발간할 예정이다.

    광화문 집회사태로 경남지역 공동체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지만 곧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도민들의 가슴속에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희망백신’의 힘을 믿기에.

    신순정(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 도민참여센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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