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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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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가 바로 사회적경제 ③ 숨은 보석 찾기 - 문화분야 예비사회적기업

“문화다양성·취약 계층 지원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비추다, 시각장애인 문화재 체험
역사 강의·탐방 등 문화생활 지원

  • 기사입력 : 2020-09-06 21: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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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의 문화생활 향유, 전통 국악의 계승 발전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고 있으나 정작 시장경제에서는 소외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남에도 이를 위해 김해의 사회적경제기업 ㈜비추다와 의령의 문화예술협동조합 천율이 문화 다양성 확대와 취약 계층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김해 소재 사회적기업 비추다의 시각장애인 유물 체험 프로그램 진행 모습./비추다/
    김해 소재 사회적기업 비추다의 시각장애인 유물 체험 프로그램 진행 모습./비추다/

    ◇시각장애인의 문화생활을 ‘비추다’= 2018년 설립된 김해의 사회적기업 ㈜비추다(대표 김원진)는 기업 이름과 같이 시각장애인의 문화적 경험을 색다른 방법으로 비추는 기업이다. 비추다는 ‘시각장애인들의 만짐은 곧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역사 유물을 3D프린팅 등의 방법으로 복원해 만질 수 있게 만들어 시각장애인들이 우리 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문화재를 만져보면서 역사 인식 설명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박물관 체험을 지원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우리 역사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강의와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역사 탐방 나들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취약 계층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게 지원한다.

    김원진 비추다 대표는 이 아이디어로 지난 2017년 11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소셜벤처 아이디어 경연대회 우수상을 받으며 사업화를 시작했다. 또 지난해 4월 LG 로컬밸류업 전국 대상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시각 장애인 어린이에게 말로 바다를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시킬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가 물에 들어가 본 후 ‘바다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고 말했을 때 시각장애인들의 만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시각 장애인들이 문화재를 만질 수 있도록 제작 키트를 유관기관에 제공하고 지역의 소외된 문화재를 컨텐츠 화하는 사업 등을 다방면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령군 소재 문화예술협동조합 천율의 공연 모습./천율/
    의령군 소재 문화예술협동조합 천율의 공연 모습./천율/

    ◇하늘의 가락을 도민들에게 ‘천율’= 국악은 농악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농악은 하늘의 뜻을 살펴 풍년을 기원하는 음악이다. ‘천율’은 이런 하늘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뜻을 지닌 의령군 소재 문화예술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 천율(대표 송진호)은 지난 2018년 만들어져 국악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며 문화 소외계층에 공연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총 5명의 국악 예술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공연을 통해 또 다른 소외계층인 신예 문화예술인의 안정적 일자리도 만들어보려 한다.

    천율은 창립 이후 도내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을 쉬지 않고 있다. 창립 1년도 되지 않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며 경남도 지원을 받아 지난해에는 10여 차례 공연을 진행했다.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에 선정되며 3차례 공연을 펼쳤다. 공연은 사물놀이와 모듬북, 연희(줄타기 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국악에 관심 있는 도민들에게 무료 강의도 진행한다.

    송진호 천율 대표는 남사당패 고 송철수 명인의 손자로 7세 때부터 국악을 해오며 올해 24년의 경력을 쌓은 실력자이다. 송 대표는 지역 전통문화예술 진흥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송 대표는 “최근 대중들이 국악을 보는 인식이 바뀌며 ‘국악은 지루하다’라는 생각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아직 국악은 대중문화로의 입지는 부족한 상황이다. 천율이 국악 발전과 대중화를 실천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강소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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