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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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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기관 간 협업이 가장 효과적인 지진 대응- 김종석(기상청장)

  • 기사입력 : 2020-09-09 20: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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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이 무서운 이유는 태풍, 호우 등 재난과는 달리 사전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진은 언제 발생하여 인명과 재산을 위협할지 알 수 없는 무서운 재난이다. 특히 지난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9.12 지진 및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믿었던 기존의 통념을 흔들어 놓았다.

    종종 구름의 특이한 모양이나 동물들의 이상행동을 통해 지진의 사전 예측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으나 안타깝게도 지진 예측은 불가능하다. 과거부터 이에 관한 많은 연구와 시도가 있었으나, 실제로 지진 발생 전에 이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현재로선 지진의 발생을 빠른 시간에 탐지하여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대 과학을 이용하면 지진의 충격파가 현장에 도달하기 전에 대피 또는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은 일부 가능하다. 이것이 현재 기상청에서 시행 중인 ‘지진조기경보’ 서비스이다. 기상청은 2015년 1월 국민에게 지진조기경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2016년 7월 발생한 규모 5.0의 울산해역지진에 이를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이러한 지진조기경보 시스템은 전국적인 지진관측망 확충 및 분석기술 개선을 통해 통보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2016년 지진조기경보의 발표시간은 관측 후 26~27초였으나, 2017년 포항지진의 경우 19초로 단축되었다.

    지진조기경보가 시행되면 TV 자막, CBS(긴급재난문자서비스) 등 다양한 전달 매체를 통하여 국민에게 지진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한다. 기상청에서는 전달 매체를 다양화하기 위해 또 다른 유용한 전달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상청 시스템과 대상기관 시스템 간 직접연계를 통한 신속한 지진통보 체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직접연계 시 통보 후 약 1초 만에 지진정보가 해당 기관별 연계시스템으로 전파되어 신속한 지진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앙행정기관은 지자체 등 관계자에게 정보를 연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반면, 지자체는 자체 문자서비스, 마을방송시스템, 전광판 등을 활용하여 지진정보를 주민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재난관리책임기관은 주로 기관 내 업무 관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게 되며, 방송사 및 웹포털은 지진 관련 모든 정보를 해당 매체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하게 된다.

    기상청은 이러한 지진정보 직접 연계 서비스를 올해에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기초지자체에서도 상황전파시스템 구축이 증가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여,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의 지하철, 고속도로 등 일시에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기반시설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연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기상청은 2020년 상반기에 다수의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지자체와 지진정보 직접연계 시스템을 구축 완료하였으며, 앞으로도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햇다. 광역·기초지자체 또는 국립공원, 도로·교량 등 관리기관에서 이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재난상황 발생 시 자체 재난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하여 주민들에게 신속한 상황 전파 및 관리자 및 책임자에게 알리거나 탐방객을 통제할 수 있다. 아울러 기상청과 연계된 기관이 지진정보를 전달받은 후 연계 기관들에게 2차 전파를 하는 확장 모듈 시범서비스도 개발 및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확한 지진정보가 제공된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여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진이 발생하면 기상청의 역할은 분석 및 발표이기 때문에 이 분석된 정보를 주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재난관리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관련 기관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관계기관과 두 손을 맞잡고 지진으로 인한 국민의 인명 및 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종석(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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