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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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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말못할 고통… ‘암’과 ‘비대증’의 오해

■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 기사입력 : 2020-09-14 08: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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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많은 남성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와 치료방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

    전립선은 남성에서 방광 밑에 밤톨만한 크기로 요관을 감싸고 있는 기관으로,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일종의 호르몬 기관이다. 또 소변과 정액이 통과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사정액의 30%를 담당하는 전립선액을 생산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전립선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배뇨 곤란과 같은 배뇨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 전립선 질환으로 만성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이 있고, 악성질환으로는 전립선암이 있다. 전립선염은 20~40대에 호발하고, 50대 이후에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많이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관계

    전립선 비대증이 있다고 나중에 전립선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전혀 다른 질환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이 진행해서 전립선암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립선암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호발 연령대가 비슷하고,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같이 존재하는 경우도 많아서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서로 관련되었다고 오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반대로, 전립선 비대증 없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분들도 많다.

    따라서 배뇨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도 5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 또는 2년마다 한 번 정도 전립선암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전립선의 크기가 증가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임상적으로는 50세 환자의 25%, 75세 환자의 50%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호소한다. 배뇨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오랫동안 보거나, 소변을 다 본 후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을 느낄 수 있다. 나이에 따라 유병률과 폐색의 정도가 심해져 증상의 중증도가 높아지게 된다. 국내 40~89세 남성의 전립선비대증 평균 유병률은 무려 21~28%에 이른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배뇨장애, 야간뇨, 골반의 불편감 등의 증상을 경험한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대부분 환자들은 전립선비대증 약을 복용하면 치료된다고 오해한다. 전립선비대증 약은 알파차단제를 주로 사용하며 전립선 및 주위 조직을 이완하여 배뇨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면된다. 다시 말해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이며, 약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 약물로는 치료적 목적으로 5ARI라는 약을 사용하는데 6개월에서 1년 이상 복용해야 전립선 크기가 작아지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소변 줄을 삽입할 정도로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방법은 척추마취 또는 전신마취 후 방광내시경을 통해 압박되어 있는 요도 주위의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원리이다.

    현재에는 홀륨레이저를 이용하는 수술이 많이 보편화되었으며, 수술 후 출혈 및 부작용 등이 적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부작용으로는 수술 후 요실금, 성기능 감소 등이 있을 수 있으나 빈도는 매우 적다.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에는 여러 형태의 세포가 존재하지만 전립선 암의 99%이상은 분비물을 내보내는 샘 세포에서 발생하게 된다. 샘 세포는 정액의 일부분인 전립선액을 생성하며 이러한 샘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을 전립선 샘암종이라 한다.

    거의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전립선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전립선비대증처럼 배뇨 증상이 전립선암의 증상으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두 질환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왜냐하면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둘러싸는 이행대 부위에서 발생해 소변 통로를 막기 때문에 배뇨증상을 일으킨다. 반면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바깥부분인 말초대에 발생하는데 요도와 멀리 떨어져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전립선암이 진행돼 요도를 압박하면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 전립선암 저위험군 환자에서 기대 여명이 10년 미만이고 분화도가 좋은 초기 암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고 지켜보는 대기관찰요법을 할 수 있고, 기대여명이 10년 이상 예상되는 환자, 보통 75세 이하 환자의 경우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인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중위험군과 고위험군에서도 완치를 위해 수술적 치료를 하는데, 만약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또는 호르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수술 방법= 전립선암 수술은 간단히 설명하면, 전립선을 제거하고 방광과 요관을 다시 연결해준다. 그러나 전립선 주변에 성기능과 관련된 신경과 괄약근이 위치하고 있는데, 수술 중 이러한 전립선을 감싸고 있는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성기능 감소와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 전립선암도 가족력과 관련된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대개 가족 구성원들이 비슷한 생활패턴과 유사한 식습관으로 인해 전립선암이 대물림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먼저 바꿔야 한다. 육류는 콜레스테롤 또는 지방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량을 줄이고, 채소나 과일은 1주일에 5회 이상섭취를 해주는 것이 좋겠고, 두부, 된장 같은 콩류나, 아몬드, 토마토, 홍당무 같은 야채 섭취를 추천한다. 물론 식단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단기적으로 전립선암 예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나쁘다고 알려진 음식보다는 좋은 영향을 주는 음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창원경상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이천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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