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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밀양강 철도교 안전한가? - 고비룡 (밀양창녕본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20-09-17 21: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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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예기치 못한 집중호우와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이 겹치면서 대규모 자연재난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요구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순에 내린 집중호우와 유래가 없는 긴 장마는 섬진강 본류 제방 120m 정도를 붕괴시키며 화개장터를 비롯한 수많은 주택과 농경지를 침수시켰다. 밀양과 인접한 창녕·합천 지역에도 이틀 동안 내린 기록적인 300㎜의 폭우로 제방이 붕괴됐다.

    밀양은 밀양강이 시내 중심부를 휘감아 돌아내려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역의 특성상 많은 제방들에 둘러싸여 호우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밀양강 철도교 상·하행선은 각각 1905년과 1945년에 개통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교의 안전을 위해 5년마다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하는 정밀안전진단, 2년 단위의 자체 정밀점검 및 매년 2회의 정기점검을 실시해 교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1980년 이후 총 24회에 걸친 크고 작은 보수·보강공사를 실시해오다 이미 많이 노후된 철도교 보수 대신 신설 철도교를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밀양강 철도교와 가장 유사한 철도교는 인근 왜관철교(현 호국의 다리)다. 왜관철교는 일제강점기인 1905년 개통돼 적벽돌로 교각 외부를 마감한 형태가 밀양강 하행선 철도교와 유사하다. 1941년 복선철교가 가설되면서 경부선 국도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당시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경간1개가 폭파되는 등 한국전쟁 격전장의 중요한 상징물이다. 역사적 가치성과 함께 건설된 지 100년 이상 됐고 아치형 장식과 적벽돌로 교각을 마감하는 등 철도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장식이 화려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해 2008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06호로 지정받았다. 개보수 후 인도교로 활용돼 오던 중 2011년 6월 25일 전후 사흘간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교각 1기와 상판 구조물 2개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교량 100m가량이 휩쓸려 나가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밀양도 2012년 태풍 ‘산바’로 일평균 강우량이 142㎜를 기록했을 때 밀양강 철도교의 강수위는 거의 교각 상단에 도달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 기존 철도교의 교각간 거리는 18m 정도로 현재의 하천설계기준(54.45m)의 1/3 정도로 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기존 철도교 상·하행선을 모두 존치할 경우 73개의 교각이 물 흐름을 막는 댐 역할을 해 밀양에 어떤 재난을 불러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밀양읍성 성돌 일부가 교각에 사용됐다고 하는 문화재적 가치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우선해서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고비룡 (밀양창녕본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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