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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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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도 안한 김해신공항 ‘불공정 공방’

‘김해공항 확장안’ 잠정 결론설에 부산시 “안전분과 무시한 채 의결” 불복 경고

  • 기사입력 : 2020-10-04 2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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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진행 중인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 건설 여부 재검증 작업이 최종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부산시를 중심으로 검증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기존 김해신공항 건설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란 얘기가 나돌자 부산시와 재계·시민단체, 그리고 경남과 울산지역 여권 정치인까지 검증위 공격에 나섰다.

    논란이 들끓자 검증위는 공식 반박자료를 내고 “사실 왜곡과 잘못된 보도로 검증위 중립성이 심각히 침해되고 있다”며 필요시 법적대응도 불사한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지만 보완이 제대로 될 경우 관문공항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중순께 공식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정부 선택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해 검증 결과와는 별개로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검증기구 가동 이유를 무색케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논의마저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여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한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한 시민들이 주차장으로 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한 시민들이 주차장으로 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부산시 “안전 배제… 공정성 결여” 반발= 지난달 25일 검증위가 안전 분과 결과를 무시한 채 표결 처리를 강행하고, 검증위원 동의 없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의 비공식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부산시 등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검증위 전체회의에서 안전분과 검증위원 다수가 분과 검증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보고서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후 검증위원장 주도하에 표결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검증위 전체 위원의 약 60%에 불과한 13명 위원만이 표결에 참여했고, 안전분과 검증위원 4명은 진행 상황에 대해 항의하며 불참했다. 부산에선 시의원을 시작으로 구청장,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이 나서 검증위원장 문책,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퇴, 대통령·총리 사과, 대통령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검증위 “공식발표 전 내용 유출…필요시 법적 대응”= 검증위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불공정 검증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증위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이 외부에 실시간으로 알려져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법적대응 방침도 밝혔다. 특히 안전분과위를 배제한 채 표결을 강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안전분과위원장과 나머지 2명 위원은 자신들이 보낸 안이 최종안이고 추가 논의를 할 수 없다며 전체위원회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증위원장은 (9월 25일) 전체위원회를 개최해 안전분과위원회 1명을 포함한 참석 위원 의견을 물어 의결했다. 참석 13인 중 12인이 찬성했다”며 “안전분과위를 고의로 배제하거나 특별한 절차를 만들어 의결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또 다른 ‘불씨’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봉하마을을 방문한 뒤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증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최종 결정은 정부가 내린다며 ‘정무적 판단’ 개입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결국 정부의 선택이 남은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선택을 할 때 미래를 내다보고, 관문공항다운 관문공항을 갖게 하는 선택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6월 경남과 부산·울산, 국토교통부는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검증한 후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고 그해 12월 검증위가 구성됐다. 이 대표가 국무총리이던 시절이다. 당시 이 총리는 검증위 불개입과 정무적 판단 배제 등 중립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 복귀 이후 가덕신공항 지지로 기우는 듯한 발언으로 뒷말을 낳았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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