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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플라스틱 팬데믹- 김유경(경제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10-12 20: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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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말 그린피스는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인들이 1년간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33억개라는 통계가 나온다. 이는 컵을 일렬로 눕히면 지구와 달 사이 거리 약 38만4400㎞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보고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품의 소비량에 대해 말한다. 2017년 기준 한국인 1명은 1년 동안 생수 페트병 96개, 일회용 플라스틱 컵 65개, 비닐봉투 460개를 썼다. 2017년 1년 동안 우리가 쓴 생수 페트병은 49억 개로,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0.6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비닐봉투는 235억 개를 썼고 이는 종량제 봉투에 채워 담으면 남한 면적의 70%를 덮을 수 있다.

    ▼부산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회수보상제’를 시행 중이다. 사상구 등 11개 구가 참여하고 있는 이 제도는 일정 수량 컵을 모아 가져가면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으로, 컵 20개를 가져가면 10ℓ 종량제 봉투 1장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영구는 종량제 봉투 대신 건전지를 지급한다.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일반 플라스틱과 섞지 않고 따로 분류해 처리하면 재활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사업이다. 특히 서면, 전포동 등 커피전문점이 밀집해 있는 부산진구에서 이 사업이 가장 활발하다. 한 달에 일회용 컵 900개가량이 수거되는 등 동참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며 사업은 지역사회내 선순환 시스템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재활용 가능 자원’ 배출량은 올해 상반기 하루 공공시설 처리량 기준인 5000t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급증한 비대면 소비가 불러온 어두운 그림자다. 2020년 우리가 배출한 플라스틱 양을 다시 계산한다면 지구와 달 사이를 왕복할 만큼의 양일지 모른다. 플라스틱 팬데믹,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고 플라스틱에 대한 시민사회 차원의 새로운 각성이 필요한 또다른 중대한 이유다.

    김유경(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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