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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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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노바이오 융합기술의 미래- 이용일(창원대학교 화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0-10-13 20: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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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분은 눈을 가린 상태에서 엄마, 연인 또는 동료의 냄새를 알고 계십니까? 또한 영화에서처럼 초소형 잠수함을 타고, 인체 내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레이저 총으로 암세포와 질병 인자들을 사멸시키고, 막힌 혈관을 뚫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까? 실제 각각의 사람들은 수천 개의 분자물질로 구성된 고유한 냄새자국을 지니고 있으며, 피부 냄새나 호흡 및 체액의 성분으로부터 질병을 암시할 수 있다.

    1986년에 발간된‘창조의 엔진(Engines of Creation)’의 저자인 에릭 드렉슬러는 원자와 원자를 쌓아 조립하여 만들어진 초소형 로봇이 모세 혈관을 청소하고 세포를 수리하여 인류를 노화와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러한 소설이나 공상과학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요즘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고려하면 꿈만 같은 일은 아니다.

    자율주행으로 고속 질주하는 승용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영화를 보고, 다양한 나노바이오센서들의 작동을 통하여 건강검진을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10년 이내에 나노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만남을 통하여 이러한 일들이 실현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나노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로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되었으며,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초미세 단위로서, 이렇게 작은 것을 다루는 나노바이오 융합기술은 최근 예방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COVID-19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증가, 급속한 인구 고령화 및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질병의 신속 정확한 조기진단과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첨단 과학기술의 블루오션 분야로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던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나보고 CEO 하라면 나노바이오 기업을 하겠다”는 말을 남겨, 나노바이오 융합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측한 바 있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적용된 제품과 산업의 규모가 급속히 신장하여 나노입자를 활용한 나노의약품등 질병 진단·치료 중심으로 나노바이오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리 지역사회인 밀양에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지정 2년 만에 본격적인 조성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100여개의 나노관련기업을 유치해 8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 1조2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노바이오 융합기술은 새로운 상상력을 통한 원천기술의 창출을 지원하는 연구개발과 지원, 협업 체계 등을 갖추어 준다면, 스타트업 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다. 과거 실리콘밸리에 모인 인재들이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세계 산업을 주도했듯이, 이제 밀양 나노산단으로 모인 도전적이며 상상력을 갖춘 인재들이 혁신적 네트워크와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향후 나노바이오 융합산업을 이끄는 주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이용일(창원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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