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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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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옵티머스 회동 2주 만에 5100억 사업 ‘적격 판정’ 의혹

지난 3월 만나 태국 투자사업 승인
이철규 의원, 국감서 ‘윗선’ 개입 제기
남동발전 사장 “외부 전화 받은 적 없다”

  • 기사입력 : 2020-10-15 20: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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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혁신도시에 위치한 남동발전의 해외사업 관계자가 펀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지난 3월 만나 해외 발전사업 투자를 논의했고, 불과 2주 만에 5000억원대 사업에 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다른 사업보다 내부 승인 속도가 빨라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동발전은 옵티머스 대표와 회동은 사업개발사인 우드플러스의 금융권 지분참여자 모집 과정의 일환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사의 요청에 따라 단순 사업설명을 한 것일 뿐 사업 추진에 대한 협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남동발전 해외사업 관계자 등은 지난 3월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만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협의했고 약 2주 뒤인 3월 31일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남동발전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사업 추진 적격 판정을 받았다”면서 “사업이 이례적으로 신속히 진행되는 배경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만남은 발전 사업 투자를 위해 옵티머스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 의원은 “해당사업이 한 달 남짓 정보를 입수하고 35일 만에 적격 심사를 받을 때까지 과정을 보면, 통상 남동발전의 사업 개발 과정과 다르다”면서 “해당 사업과 관련해 옵티머스 측 문건에 나온 그 누구로부터 추천이나 부탁 전화, 면담 지시 등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을 추궁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거래소,한국남동발전 등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향열 한국남동발전사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거래소,한국남동발전 등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향열 한국남동발전사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해외투자 사업 관련) 옵티머스 관계자 등으로부터 그 어떤 전화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나와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한 번도 저에게 전화가 오거나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는 문제가 된 5100억원 규모 태국 바이오매스 사업 투자에 대해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한 게 아니라 투자 사업 발굴·선정의 초기 심의 단계에서 적격 판정을 내렸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남동발전은 해명자료를 통해 “해당 사업은 2019년 11월 최초로 개발사가 사업 제안을 해 올해 2월 사업정보 입수 보고 및 기초 정보분석, 3월 31일 사업선정회의(부장급)를 진행하는 등 내부 절차에 따라 현재 사업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선정회의는 투자심의위가 아니며, 절차에 따라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할지를 검토하는 절차”라며 “사업선정회의 심의는 남동발전과 옵티머스의 회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심의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5100억원에 달하는 총사업비 중 30%를 남동발전이 투자할 계획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도 “총사업비가 아닌 자기자본의 30% 투자를 검토했으며 검토·협의 중인 사항일 뿐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옵티머스 문제는 단순 사기 사건으로 본다”며 “이를 권력형 비리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 공세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사업비 4억4800만달러(약 5100억원)를 들여 태국에 발전용량 120㎽급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의 30%를 남동발전이, 30%를 옵티머스 등 금융권이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은 지난 9월 태국 현지 발전개발사 우드플러스와 사업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11월에는 사업 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옵티머스와 남동발전이 해외 발전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는 사실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옵티머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제목의 A4용지 6장짜리 문건에서는 ‘이헌재 고문(전 경제부총리)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란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당 문건을 지난 5월 10일 옵티머스 관계자가 만든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은 가짜 문서라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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