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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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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최초 원격운항기술 개발한 삼성중공업

  • 기사입력 : 2020-10-19 20: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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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위권 조선사인 거제 삼성중공업이 250km 떨어진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서 거제 앞바다에 떠있는 선박을 원격 운항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삼성중은 독자기술로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길이 38m, 무게 300t급 예인선 ‘SAMSUNG T-8’호에 탑재, 원격운항으로 10km 떨어진 목적지를 돌아 복귀하는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조선강국의 실력을 한껏 발휘한 쾌거로 평가된다. 지금 세계적으로 조선업이 불황을 겪고 있어 조선사들이 수년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첨단기술 개발은 곧 경쟁력이고, 수주로 이어지기 때문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시험운항에서 돋보인 것은 원격기술로 운항해 선원의 개입이 전혀 없었던 것은 물론 운항 중 반경 1km 이내에 나타난 다른 선박이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충돌 회피 기술’을 완벽하게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특히 항해통신장비의 신호를 실시간 분석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지한 후 최적의 회피 경로를 찾아내며 추진·조향장치 자동 제어로 선박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했던 것이다. 뛰어난 안전운항 솔루션이어서 선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 및 세계 빅3인 울산 현대중공업과 거제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지난 5~6년 전부터 수주절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세계 조선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앞으로 세계 선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개발은 수주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은 이 시스템을 인공지능(AI) 기술 및 초고속 통신기술과 결합해 한층 업그레드된 운항보조 시스템으로 만들어 2022년에 상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조선업은 통상 10년 주기로 호·불황이 반복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융합기술시대를 맞아 이 같은 기술개발이 이어지면 호황 때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불황 때는 그 파고를 어렵지 않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SAS같은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돼 조선강국 한국의 면모를 되찾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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