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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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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좋아] 창단 4개월 창미야… 언니들의 야구는 현재 진행 중

중학생 막내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선수층, 여전히 뜨거운 열정
내년 영남리그, 전국대회 출전 목표…백 감독 “상위권 도전할 것”

  • 기사입력 : 2020-11-09 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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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개월이 지났다. 지난 7월 4일 도내 최초 여자야구단으로 발족한 창미야(창원미녀야구단)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첫걸음을 내디뎠던 뜨거운 여름을 지나 이제는 제법 쌀쌀해진 날씨지만 창미야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지난 2일 오후 7시께 창원88야구장을 찾았다. 이미 짙은 어둠이 깔렸지만 선수들은 운동장 조명에 의지하며 캐치볼과 배팅 연습 등에 여념이 없다. 창미야의 연습시간은 매주 2회, 월요일과 토요일이다. 선수들 중 직장인이 많다보니 평일인 월요일은 오후 6시30분, 주말인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창미야의 선수단은 현재 29명, 14세에서 58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로 구성됐다. 지난 7월 중순 여자야구 국가대표에 선발된 박주아(17)를 제외하고는 선수들 대부분은 아마추어다. 사실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 여자 야구단 대부분이 마찬가지다. 여자 야구단은 동호회나 사회인 모임으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미야는 시작점이 조금은 다르다. 창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으로 창단됐기 때문이다. 협회 주관은 전국적으로 전례가 없는 사례다. 야구단의 관리와 스케줄이 세분화될 수 있고 보다 꼼꼼한 운영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도 만만치 않다. 우선은 여느 여자 야구단들처럼 창미야 또한 다양한 연령대에다 각계각층의 선수들이 모이다보니 연습시간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 선수단 29명 중·고교·대학생은 6명, 나머지 23명은 취업준비생, 직장인, 주부 등이다. 하지만 백승환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세분화해서 꼼꼼하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은 재능기부로 야구단에 참여하고 있다.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선수들의 포지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기초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 감독은 “선수들 중 10명 정도만 포지션이 정해졌다”며 “타격과 수비 등 선수들의 역할을 정하는데는 기본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연령대가 활동하는 팀 분위기는 어떨까. 백 감독은 “팀 융합이 오히려 잘 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어린 학생들이 실력이 더 좋긴 하다. 어린 학생들은 실력으로, 나이 있는 분은 열정으로 팀을 묶고 있다. 서로 잘 챙겨준다”고 했다.

    창미야의 당장 목표는 내년 3~4월에 개최되는 영남리그에 출전하는 것이다. 부산, 대구, 경북 등에서 7개팀이 출전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여자야구연맹 가입과 동시에 전국여자야구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목표이다. 5~8월에 개최되는 이 대회에 백 감독은 상위권에 도전한다고 당당히 밝혔다. 백 감독은 “사실 우리나라 여자 야구는 전반적으로 아직은 폭넓게 활성화돼 있지 않다. 협회 주관으로 창단된 창미야는 좋은 예가 될수 있다. 창미야를 계기로 경남의 시군단위 지원으로 여자 야구단이 창단된다면 여자 야구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풀뿌리 야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팀에서 수년 내에 박주아 선수같은 국가대표를 2~3명 더 배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상위권은 먼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선수단 중 조민지(15)는 막내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에 빠졌던 조민지는 “동네 오빠들이 아닌 이제는 언니들과 같이 야구를 해서 좋다”고 했다. 1루 수비 연습에 매진 중인 조민지는 국가대표가 목표이다. 주장인 이영선(46)씨는 남편의 권유로 창미야에 입단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자녀 1남1녀를 둔 주부이다.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영선씨는 “야구가 쉽지는 않지만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야구는 인생에서 제일 우선순위이다. 연습을 거듭하면서 선수들이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실력이 쌓이면 무리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날씨까지 추워지고 있다. 선수들 모두 부상없이 훈련을 안전하게 소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건해(57)씨와 김가령(39)씨는 모녀 선수이다. 건해씨는 직장 소프트볼 경력이 있었고 가령씨는 운동을 유난히 좋아했다. 건해씨는 “내가 야구를 한다는 것도 주변에서 놀라는데, 딸도 같이 입단했다고 하니까 더 놀라더라”며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해 꼭 선발로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가령씨는 “선수로 뛴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코치님과 감독님도 재능기부로 가르쳐주고 있다. 꼭 좋은 성과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창미야는 확실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지원이 풍족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때로는 연습구장의 사용 시간대가 맞지않아 실내연습장을 전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날은 추워지는데 겨울 잠바도 아직 맞추지 못했다. 비단 창미야뿐만 아니라 여전히 척박한 우리나라 여자 야구계의 단편일 수 있다. 그래도 창미야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씩 언니들의 야구는 시작되고 있다.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여성야구단 ‘창미야’ 선수들이 지난 2일 밤 창원 88야구장에서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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