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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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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자 남명 선생이 알고보니 상남자?

김복근 박사, 김해남명문화제학술대회서 ‘담대한 발화…’ 주제발표
남명 조식 선생 시조 발굴 통해 인간적 면모 재조명

  • 기사입력 : 2020-11-09 17: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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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명 조식선생이 학문에 정진한 김해시 대동면 산해정(신산서원)./경남신문DB/
    남명 조식선생이 학문에 정진한 김해시 대동면 산해정(신산서원)./경남신문DB/

    “점잖은 성리학자 남명 선생이 알고보니 상남자였다고?”.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영남학파의 거두로 알려진 남명 조식 선생의 인간적 면모를 재조명한 연구가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김해남명문화제학술대회에서 시조시인 김복근 박사는 ‘담대한 발화와 심오한 자기 정화’라는 주제로 남명이 남긴 평시조 4편과 만횡청류 2편을 발굴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만횡청은 ‘자유로운 내용의 가사를 ‘농(弄)·락(樂)·편(編)’ 등의 늘어지는 곡조에 담아 남녀 간의 사랑과 서민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남명이 만횡청을 읊조린 사실을 밝혀낸 것만으로도 의외의 성과로 평가된다.

    편수대엽(編數大葉) 청구영언 연민본
    편수대엽(編數大葉) 청구영언 연민본

    이를 현대어로 풀어보면 ‘남아의 소년행락 할 일이 많고 많구나 글읽기 칼쓰기 활쏘기 말달리기 벼슬하기 벗사귀기 술먹기 첩하기 화조월석 놀이하기 오롯한 호사로다 늙게야 강산에 돌아와서 밭갈기 논매기 고기낚기 나무베기 거문고타기 바둑두기 인산지수 유유하기 백년안녕하여 사시 가흥이 더할 나위 없이 좋구나’로 바꿀 수 있겠다.

    남명 조식 영정./경남신문DB/
    남명 조식 영정./경남신문DB/

    여기에서 보듯이 남명의 만횡청류는 담대하고 호쾌하다. 책이나 읽고 있는 나약한 선비의 모습이 아니라 문무를 겸비한 장부로서의 담대한 기개가 남달라 보인다. 젊을 때는 글 읽고, 칼쓰기, 활쏘기, 말달리기 등 문(文)과 무(武)를 배우고 익혔다. 좋은 벗을 사귀어 인간관계를 다지고, 다양한 취미를 길러서 인생의 멋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하며, 제가(齊家)하는 도리를 익히는 등 폭넓은 삶의 기초를 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나이 들면 고향인 강호로 돌아와서 논매기, 밭갈기, 나무 베기 등의 농사일을 하면서, 고기 낚기, 거문고 타기, 바둑 두기, 산 오르기 등의 취미 생활을 즐긴다고 했다. 남명의 담대한 기상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실제로 ‘남아(男兒)의 소년행락(少年行樂…)에 나오는 만횡청과 같은 삶을 살았다. 수신과 재가를 하면서 성암 김효원, 동강 김우옹, 한강 정구 등의 학자를 길러내는 한편 곽재우, 정인홍, 김면, 조종도, 이노, 하락, 전치원, 이대기 박성무 등 쟁쟁한 의병장을 배출해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김복근 박사
    김복근 박사

    김복근 박사는 남명의 만횡청류 ‘남아의 소년행락…’에서 그의 시조와 같은 삶의 방식을 제자들에게 가르침으로써 실천궁행을 강조하면서 의병장을 길러낸 남명의 인간적인 면모를 규명하는 데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의 시조시인들이 남명을 읊조린 시조를 보면 위인으로 외경하는 마음을 형상화해 남명의 인간적인 모습과 작가적인 성향을 밝히기에는 오히려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위인이 가질 수 있는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에 대한 진면목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복근 박사의 이번 발표는 남명의 시조가 그의 사상과 사유방식을 재조명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성리학자로서의 삶과 함께 그의 호방한 성품과 자유인으로서의 사유방식을 확인할 수 있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종민 기자 jm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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