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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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잦은 복통과 설사… 장이 보내는 적신호

장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 호전과 재발 반복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뚜렷한 발병 원인 없어
내시경·조직·혈액·영상의학 검사 등 종합해 진단

  • 기사입력 : 2020-11-15 21: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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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사 2년 차 20대 후반 직장인 이 모씨는 최근 복통과 설사 증세를 자주 겪고 있다. 변화된 환경과 업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음 등으로 인한 배탈이라 가볍게 생각하며 1년 이상 참고 지내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몸이 무기력해지고 혈변까지 보게 됐다. 몸에 큰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이씨는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인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았다. 의사로부터 단순 배탈로 여기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은데, 심한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이씨는 균형 잡힌 식사와 약물치료를 통해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다.

    지난 8월 아베 일본 총리가 사임한 바 있다. 사임 원인은 궤양성 대장염으로 이는 크론병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은 2010년 1만2234명에서 2019년 2만4133명으로, 궤양성 대장염은 2010년 2만8162명에서 2019년 4만6681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크론병은 주로 10~30대 사이의 젊은 세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공성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아직 뚜렷한 발병 원인이 없는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며 한두 달 이상 지속되는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반면 크론병의 경우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되는 소화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항문 주위의 작은 구멍(누공), 찢어진 상태(치열), 고름(농양) 또는 구멍 뚫림(천공) 등으로 내원해 크론병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면역학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염증성 장질환 진단을 위해 여러 검사를 시행하는데 주로 임상 증상, 내시경 및 조직검사, 혈액검사, 영상의학 검사를 종합해 판단한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내시경 검사로 내시경을 통해 다른 감염성 장염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감별, 병변의 침범 정도, 중증도,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한다. 이외 추가로 혈액검사, 대변검사, CT 또는 MRI 촬영 등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검사에도 명확한 진단이 어려울 때도 있어 수개월에 걸쳐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하기도 한다.

    ◇새 치료제 등장 및 외과 수술법 향상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악화되는 시기와 증상이 없는 시기가 반복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완치보다는 증상조절과 함께 합병증 예방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 최근에는 증상조절뿐만 아니라 내시경 소견 및 조직검사에서 염증 소견이 없는 점막치유가 최종적인 목표로 치료하고 있다. 치료는 주로 5-ASA 제제, 스테로이드 제제 및 아지티오프린 같은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는데 조절이 되지 않으면 항-TNF 제제 및 최근에 출시한 우스테키누맙, 베돌리주맙, 토파시티닙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 중 일부 환자에게서 구역질, 두통, 어지러움,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약물을 스스로 조절하지 말고 담당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위와 같은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공성민 교수가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공성민 교수가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과거에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법이 다양하지 않았고, 치료가 어려워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졌다. 이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고 나서 오히려 병이 악화해 내원하는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치료제들의 등장 및 외과 수술법의 향상으로 의료진과 함께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공성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잦은 복통 및 그로 인한 설사, 혈변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라며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망설임 없이 이른 시일 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받는 것이 좋다”라고 당부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공성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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