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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문과 독자는 연인-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0-11-17 20: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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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독자는 연인관계와 같다. 신문은 독자를 제일 사랑하고, 독자는 신문을 매일같이 기다리고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연인에게 버림을 당하면 파경에 이른다. 독자로부터 소외당하는 신문은 그 존재의 명분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신문과 독자와의 관계를 물과 물고기와 같다고 했으며, 요즘은 물을 잃은 물고기의 신세(?)와 같다.

    신문의 가치는 독자들에게 알권리를 성실히 봉사하고, 진실된 여론을 명쾌히 대변해 주어야 그 기능을 다하는 것인데, 요즘은 신문을 독자들이 대면조차 안하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인터넷, 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들 발달 때문이라고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독자들이 입법 사법 행정부가 다 무너져도, 4부라고 일컫는 신문만은 믿었는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나 지난 국정감사만 보더라도 이젠 신문마저 외면하고 있다. 신문이 정치권의 하수인이라는 둥 결탁을 했다는 말이 예사롭게 회자되고 있다.

    신문이 단순히 무기력한데 그치지 않고, 권력과 체제의 논리에 안주하고 정권의 정책이나 방향을 그대로 소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부인 못할 것이다. 일간지 ‘조·중·동’이나 방송 3사도 논리에 가감 없이 홍보 역할을 앞다투어 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신문이 감시자 또는 안내자로서 독재정권이나 부패권력에 대항하는 객관자적인 입장에서 신문이라는 평도 들었으나 요즘은 권력에 항거하지 못하고 꽁무니까지 내려 표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역사적인 사실을 가감 없이 척결하고 해결하는 것은 사관(史觀)의 올곧은 사고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고, 신문도 조금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언로가 귀하고 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명백한 사실이다.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에 신문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올바른 직론이 언론의 자유를 개념 아닌 실체로, 이념 아닌 현실의 신문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요즘 신문 기사의 내용도 무언지 모르게 대담함과 솔직하지 못하며, 자주성도 부족한 것 같다. 권력있는 정부가 배후에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편의에 동승하고, 후한이 두려워(?) 옳은 일에도 눈을 감아버리고 권력자와 권력기관을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

    신문이 오늘의 역사라면, 역사는 어제의 신문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역사가 미래의 비판을 위해 축적하는 작업이라면, 신문은 현재의 비판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에 있었던 사건을 냉철하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하는 신문은 그의 어제는 죽어 없어져야 하고, 미래는 결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잃었던 4부의 역할을 되찾고, 올곧은 정신과 정치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신문과 독자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되어 오늘은 고달프더라도 내일은 밝은 미래를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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