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시간의 중요성- 강현순 (수필가)

  • 기사입력 : 2020-11-23 07:56:43
  •   

  • 만나는 사람들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면 대개가 코로나19 때문에 그냥저냥 지낸다고들 한다. ‘그냥저냥’ ….

    문득, 한순간도 쉬지 않고 내달리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본다. 현재는 화살 같이 빠르며 미래는 원하지 않아도 냅다 달려온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얼굴 모양이 제각기 다르듯 사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허나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실로 똑같은 것이 있다면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이리라.

    제아무리 하늘을 찌르는 권력과 금력을 두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이라도 시간은 그들에게 특혜로 보너스를 주지 않는다.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잠시 쉬었다 하라며 멈춰주는 배려 따위도 결코 없다.

    공정하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은 유효하게 잘 활용하는 사람이다. 그것으로 돈도 벌고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 지루하다고 투덜대는 사람은 시간을 서투르게 이용한 건 아닐까 싶다.

    시간관념이 철저한 사람으로 알려진 워털루의 영웅, 영국의 A.W 웰링턴 공작에 대한 일화이다.

    웰링턴이 고급 관리와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그가 5분 늦게 약속 장소에 왔을 때 웰링턴은 이미 와 있었다. “5분 지각이군.” 웰링턴은 시계를 보면서 매우 불쾌하게 말하였다. “그렇지만 불과 5분인데요, 각하.” “불과 5분이라고? 그 시간 때문에 우리 군대가 패했다면?” 다음 약속 시간에는 그 관리가 미리 가서 기다렸다. 과연 웰링턴은 정시에 나타났다. “각하, 제가 5분 먼저 왔습니다.” 웰링턴은 찡그린 얼굴로 안타까워했다. “자네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 모양이군. 5분을 낭비하다니. 아깝기 짝이 없는 일이야.”

    한번 흘러간 강물은 결코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지 않듯 다시 붙잡을 수 없는 것 또한 시간이 아닐까. 시간은 자신을 이용하려는 자에게만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그러니 신중히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포착해야 한다.

    코로나가 발병한 지 일 년이 다되어가는데 언제까지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걱정이다.

    강현순 (수필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