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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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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

“코로나 위기, 지역민과 함께 이겨낼 것”
모임 자제로 주류소비 감소한데다 대면 제한으로 판촉활동 위축
외출 줄어든 상황에 수도권 중심 소비 강화로 지역 술 입지 줄어

  • 기사입력 : 2020-11-25 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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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주류업계는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큰 위기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업소는 문을 닫았고 식당을 찾는 손님은 발길을 끊었다. 또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을 받으며 대학가도 텅 비어버렸다. 직장인들도 재택근무가 늘며 회식은 옛날 일이 됐다.

    대면이 줄면서 술 소비 역시 줄었고 경남권과 부산 지역의 굴지의 주류 회사인 무학도 타격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최재호(60) 무학그룹 회장은 이제는 코로나와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경영인들도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펼쳐야 지역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에게 현재 주류업계의 상황 진단과 미래 혁신에 필요한 것들과 관련해 들어봤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코로나19로 모든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 주류 업계 상황은 어떤지?

    △주류시장 전체로는 20~30% 정도 위축되는 타격을 입었다. 특히나 유흥업소 등은 영업제한을 받기도 하는 등 소상인의 어려움이 도매상, 주류 회사에까지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주류 도매상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주 5~6일 업무를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주 3~4일로 줄면서 연간 영업일수가 3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주류를 공급하고 싶어도 가게에 재고가 쌓여 있어 주문이 없기 때문이다.

    무학은 올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체 술 소비가 줄어드는 와중에 지역 술에 대한 수요는 더 줄었다. 더군다나 대면을 자제해야 해서 판촉활동도 제약이 심했다.

    -지역 술 선호 감소 이유는?

    △사람, 자본 모든 것이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에 소비 트렌드도 따라가는 것 같다. 외출이 줄어든 사람들은 집에서 미디어를 더 많이 접했고 그 콘텐츠는 대체로 수도권 위주의 내용이다. 지역 담론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외면됐고 이런 분위기에 술도 전국 브랜드를 더 선호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무학과 관련된 가짜뉴스가 횡행했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 와서는 뼈아프다고 생각한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역 기업이 중앙 기업과 경쟁에 있어 어려움이 있나?

    △지역 기업은 중앙의 기업에 비해 두배, 세배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제한적인 인적자원과 부족한 인프라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보면 지방에는 전국적인 광고 콘텐츠를 제작할 회사가 없다. 또 회계감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장회사의 경우 서울의 회계법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회계감사 준비에만 출장비, 여비 등이 추가로 들어 실질적인 전체 비용이 서울의 기업이 회계감사 준비하는 것의 2배가 소요된다.

    이런 핸디캡으로 인해 지역의 기업은 중앙의 기업과 똑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세 번은 더 생각해야 이길 수 있다. 이런 지방의 부족함을 인정을 하고 접근해야 한다. 어렵다는 하소연만으로는 안 된다.

    지역 기업은 오너십이 중요하다. 전문경영인과는 다른 신속한 결단력이라는 강점을 살려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우리 대기업들이 과거 세계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의 결단력 있는 경영 덕택이었다. 이런 관점으로 무학은 대를 이어오며 기술력으로는 이미 인정을 받고 있고 무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애를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2세 경영인이라며 온실 속에서 자란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지난 36년간 한 달에 네 번 이상 아내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회사일에 몰두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경영에 임한다.

    수출 더욱 강화해 현재 매출 10%서 50%로 끌어올리는 것 목표

    어려운 업소 격려 방문·소독제 제작 기부 등 지역민과 상생 노력

    “위기 타개 방법은 지역 경제인 연대…사회참여 더 활발히 할 것”

    -무학은 어려움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무학 그룹 내 주류 생산과 크게 관련 없는 기업을 처분하고 주류 생산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 또 기업 이미지 쇄신, 수출 확대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무학스틸, 골프장, 한국어음중개 등을 매각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주류업계 중 유일하게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지금 당장은 빛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발판이 될 것이다. 하노이 공장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출은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도 진출해 있고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상해는 좋은데이의 소주 시장 점유율이 70%이고 필리핀에서도 압도적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소주시장에서의 무학입지는 더욱 탄탄하다. 하지만 지금에 안주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국내 술 소비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단은 수출뿐이다. 5년 이내에 수출을 매출의 절반으로 높일 목표다.

    올해는 해외 시장 확대를 고려해 기업 CI도 35년 만에 변경했다. 전문 디자인 회사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무학만이 갖고 있는 이념을 가장 잘 담아냈다.

    -코로나19 극복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세상이 왔다. 이제는 코로나를 절멸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생각하는 ‘위드(with) 코로나’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우선 무학 그룹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지역민과 함께 극복하자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이겨내는 것이다. 그럼 우리 무학 임직원들이 나서서 장사가 안 되는 업소에 가서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하자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소비하는 사소한 것부터 출발하자는 마음이다. 또 올해 20억원 상당 살균 소독제를 직접 제작해 지역에 기부했다. 소독 원료를 제공한 것이 아닌 직접 소독제를 만들어 제공한 것은 소주업계에서 무학이 유일하다. 지역민과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나가야 한다는 철학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 기업경영인의 관점으로 보면 더 탄탄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기업만 할 것이 아니라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대토론회 등을 열어 한 해의 과제, 의제를 먼저 제시해 실천으로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역 경제가 위기인 상황에서 기업인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이제 기업인들은 경영인을 넘어 사회활동가의 자질을 요구받고 있다.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고 수도권이라는 블랙홀로 모든 것이 빨려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바꾸려면 어쩔 수 없다. 잘 되려고 발버둥을 쳐도 나 혼자 한다면 성과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지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침체 일로였다. 지금은 경제 위기의 원인이 모두 코로나 때문이라고 묻히고 있다. 지금 그대로라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지역 경제는 달라질 것이 없다. 과거 대학생 때 부마항쟁을 주도적으로 펼치며 수배령이 내려져 힘든 나날을 겪었다. 이제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때의 항쟁 정신을 살려야 하는 시대가 다시 왔다고 생각한다. 기업인이 사회활동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이 지역에서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이끌어야 하고 그러려면 사람, 금융, 기업, 언론 등 모든 주체를 끌어모아야 한다. 중앙의 기업과 경쟁하려면 뭉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사회활동가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도민들께서 관심과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 최재호 회장은?

    1960년 마산 출신으로 1982년 경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8년 일본 동해대학교 정치경제부 대학원 석사, 2001년 창원대 경영대학원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무학에 입사해 1994년 ㈜무학의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08년 무학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창신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창원대 경영학과 겸임부교수, 경남 사회복지협의회장, 경남 자원봉사센터 이사장, 경남 장애인 고용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19년 무역의날 포상진수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2012년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2015년 투명경영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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