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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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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싱증후군] 갑자기 뚱뚱… 비만 아닌 병

부신피질 분비 호르몬 ‘코티솔’ 과다로 발생
주로 30~40대 발병, 여성이 남성보다 8배 많아
스테로이드 장기 투여·뇌하수체 선종 등 원인

  • 기사입력 : 2020-11-29 21: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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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염으로 치료를 받던 40대 주부 김모씨는 요즘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날씬하다”, “이쁘다”는 소릴 들었지만 최근 눈에 띄게 살이 쪘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던 김씨에게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가족들 권유로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김씨는 의사로부터 ‘이유 없이 살이 찌는 병, 쿠싱증후군’에 걸렸다고 진단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한지민 교수와 함께 쿠싱증후군에 대해 살펴본다.


    ◇쿠싱증후군이란= 쿠싱증후군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코티솔의 과다로 인해 발생하는 임상 증후군이다. 여성의 발병이 남성보다 8배 정도 더 많고, 보통 30~40대에 많이 진단된다. 부신은 내분비기관 중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우리 몸의 양측 신장 위에 있으며 부신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부신 바깥쪽을 피질, 안쪽을 수질이라 한다. 피질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호르몬에는 코티솔, 알도스테론, 안드로겐이 있으며 수질에서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코티솔 분비가 지나치게 많아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쿠싱증후군이라 한다.

    ◇원인= 쿠싱증후군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은 외인성 쿠싱증후군이다. 외인성 쿠싱증후군은 외부에서 치료목적으로 장기간 부신피질 스테로이드를 투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신체의 질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를 내인성 쿠싱증후군이라고 한다. 내인성 쿠싱증후군 원인으로는 뇌하수체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인 뇌하수체 선종에 따른 쿠싱병, 뇌하수체 이외의 조직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이소성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증후군, 부신 이상으로 발생하는 부신 선종, 부신암, 결절성 증식증 등이 있다.

    ◇증상= 쿠싱증후군의 증상은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코티솔 과잉에 따른 증상이다. 코티솔 과잉에 따른 쿠싱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비만이다. 일반적인 비만과 달리 허리 부분에 살이 찌는 중심성 비만, 어깨뼈 근처 지방 침착, 보름달 모양의 얼굴이 특징이며 몸통, 목, 등을 중심으로 지방이 침착되고 그에 비해 팔과 다리는 가늘어진다. 따라서 평소와 달리 살이 갑자기 찌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외 당뇨병, 고혈압, 근력 저하, 무좀, 감정 불안정, 우울증 등을 보이기도 한다. 두 번째는 남성 호르몬 과잉에 의한 증상으로 다모증, 여드름, 무월경, 불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신피질자극호르몬 과잉에 따른 증상이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잉되면 뇌하수체 종양이나 피부와 점막에 색소 침착이 나타난다.

    ◇진단은= 쿠싱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 덱사메타손이라는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코티솔 분비 억제검사를 한다. 검사에서 코티솔 분비가 정상적으로 억제되지 않을 때, 그리고 혈중 코티솔 농도가 증가했을 때 쿠싱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쿠싱증후군으로 진단되면 그다음 단계로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한다. 이때 혈중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농도를 통해 여러 원인을 구별한다. 쿠싱병이나 이소성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증후군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농도가 높지만, 부신종양의 경우에는 농도가 낮다. 이외에도 추가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뇌하수체 MRI 또는 복부 CT 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한지민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한지민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치료= 쿠싱증후군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 부신종양의 경우 종양이 있는 쪽의 부신을 절제하고 이후 건강한 쪽의 부신겉질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코티솔 보충 요법을 시행한다. 부신암일 경우 수술 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며, 뇌하수체 선종의 경우에는 수술할 수 없거나 재발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세선종 절제술로 80% 정도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소성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증후군은 원발 종양이 제거되고 전이가 되지 않는다면 완치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부신 절제술이나 약물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외 외인성 쿠싱증후군이라면 불필요한 당질 코르티코이드, 지나친 스테로이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한지민 교수는 “외인성 쿠싱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구용, 비경구용 스테로이드 치료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으면 피부 변화 또는 얼굴 부종이 생길 수 있다”며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지 않은 건강한 성인이 이유 없이 과도하게 살이 찐다면 한 번쯤 쿠싱증후군을 의심하고 부신 기능 평가를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호 기자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한지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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