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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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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했더니 내 수명 늘었네

위내시경을 통한 위암 조기진단
위암, 암이 림프절 통해 퍼지기 전 치료하는게 중요
1기로 확인되면 완치돼… 일찍 발견하는 게 관건

  • 기사입력 : 2020-11-29 2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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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경상대학교병원에서 복강경위암수술을 시행 받고 퇴원 예정인 함안 거주 60대 여성 A씨는 지난 해까지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없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암검진 사업으로 2년에 한번 위조영검사를 받아본 것이 전부였는데 최근 함안에 새로 개원한 아라한국병원에서 생애 처음 받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위암이 발견된 것이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외과 김태한 교수를 통해 위암의 조기 진단 중요성 등에 대해 알아본다.


    ◇위암, 위내시경을 통해 조기 진단시 생존율 높아

    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검진을 통해 모든 국민들에게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40세 이상의 성인에게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혹은 위조영검사로 위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본인 부담이 없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 검진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년 위내시경 검사의 시행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기위암의 진단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70%를 넘어 이제는 80%의 환자들이 조기 위암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암으로 인한 사망율도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발전으로 정확도 높아진 위내시경검사

    위내시경 검사는 위 점막을 고배율 확대 렌즈를 통해 샅샅이 살필 수 있는 검사로 미세한 점막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검사이다.

    최근 기술의 개발에 따라 고성능 광학렌즈, 소재, 전도체 개발, 소프트웨어 등이 발전함으로써 검사의 정확도가 크게 증가했다. 숙련된 기술자가 시행한다면 높은 민감도와 정확도로 암을 진단할 수 있고 얇고 부드러운 내시경의 개발, 고해상도 화면의 사용으로 검사 시간과 검사의 불편함 또한 많이 개선됐다. 위내시경은 무엇보다 발견과 동시에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에 위조영검사는 점막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조영제를 삼키고 조영제가 위를 지나는 모습을 그림자로 확인해 병변을 예측하는 검사 방법이다. 궤양처럼 위의 점막이 패여있는 경우나,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덩어리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위암을 진단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상이 발견되어도 확진을 위해서는 위내시경을 재차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건강검진 사업에 있어서도 위내시경을 시행할 수 없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위내시경을 대체하는 검사로 사용이 되고 있다.

    ◇위암의 정의와 증상

    위암은 위점막의 표면 세포에서 발생을 시작하여 점막을 뚫고 점막하층을 침범한다. 이때 점막하층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수도관과 같은 미세한 림프관을 침범하게 되면 이 경로를 통해 림프절 전이를 시작한다.

    점막하층까지 암이 도달했을 때는 약 15%의 림프절 전이가 나타나게 되고 이 단계까지를 조기 위암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조기위암은 위암세포가 국소적인 침습만 진행된 상태이고, 따라서 림프절 전이가 없거나 국소 전이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의 진행이 점막하층을 지나 위벽의 근육층을 침범하게 되면 근육의 경화, 수축 및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이 단계부터 근육의 변성으로 본격적인 소화불량, 잦은 트림과 복통이 나타나고 이러한 경우 림프절 전이는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때부터 임상 진단을 진행성 위암이라고 부르게 된다. 이러한 환자에서 그나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병원을 찾게 되지만 암이 덩어리를 만들지 않고 미세 침투를 주로 하는 침습성이 높은 암인 경우 이 단계에서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병은 조용히 계속 진행을 하게 된다.

    위암의 침범이 근육층을 지나 위를 둘러싸고 있는 장막층을 따라 전이가 계속된다면 위 기능의 마비가 시작되고 75%의 경우 림프절 전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내시경으로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 가능

    위암 치료의 근본은 암세포가 포함되어 있는 부분의 위를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암 수술에서는 암을 포함하고 있는 위, 주변림프절, 혈관, 지방조직, 신경의 동반 절제가 원칙이므로, 암이 림프절을 통해 퍼지기 전에 그리고 암이 더 깊이 침습되기 전에 암을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후 제거된 조직은 조직병리 검사를 진행하여 얼마나 암이 깊이 침윤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멀리 전이되었는지 확인한다. 수술 후 조직 검사에서 1기로 병이 확인된다면 그 자체로 병의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세계최고 수준의 위암 치료

    우리나라 위암 치료의 수준은 세계 최고이다. 세계 최초로 복강경 위암 수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임상연구를 시행했고 결과를 발표했으며, 그 경험을 토대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치료지침을 제정하는 등 많은 업적을 이뤘다.

    이 바탕에는 세대를 거듭한 선배의사들의 노력, 위암치료 전문가로 구성된 학회의 노력, 그리고 국가암검진이라는 시스템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위암전문가에게 위암 치료를 받는다면 병원의 위치나 규모에 상관없이 환자들은 가까운 병원에서도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행히 함안 아라한국병원에서 단 한 번 일생일대의 중요한 위내시경을 받은 A씨는 조직검사 결과 다행히 림프절 전이가 없는 I기로 확인이 됐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외과 김태한 교수는 “A씨는 항암치료 없이 면밀한 추적관찰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내시경 취약지였던 함안에 밤바다를 지키는 등대의 역할을 하는 병원이 생겨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자료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외과 김태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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