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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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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내 콩팥은 몇 점인가요?

  • 기사입력 : 2020-11-30 08: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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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룡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박기룡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15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A(58)씨는 올해 국가 검진에서 사구체여과율이 58(㎖/분)로 감소됐으며, 단백뇨가 있다는 검사 결과를 듣고 병원 신장내과를 방문했다.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불편한 곳이 없고 평소 운동도 꾸준히 하는 건강체질이라 생각해왔는데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니 검사결과를 믿을 수 없어 내원 당일 재검사를 했으나 재검사 결과 역시 검진 결과와 유사했다.

    사구체 여과율이란 신장의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로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정상치는 90에서 120정도인데 대략 중간 값인 100을 정상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겠다. 따라서 혈액 검사에서 나의 사구체 여과율이 70이라 하면 나의 콩팥기능은 70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콩팥에 병이 없는 정상인이라도 평생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치, 100점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40세 이후에는 노화현상으로 매년 1씩 감소하게 되어 70세가 되면 콩팥병이 없는 정상이라도 사구체 여과율이 6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정상인 보다 콩팥기능의 감소 속도가 4~5배 빠르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 여과율로 대표되는 콩팥기능이 감소되어 회복되지 않는 질병이다.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콩팥 기능의 감소를 늦추는 치료를 한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 여과율에 따라 1기부터 5기까지 구분하는데 중간 정도인 만성콩팥병 3기 환자를 위한 3가지 치료 원칙은 첫째, 원인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원인질환 치료에 따라 만성콩팥병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둘째, 고혈압 조절이다. 고혈압은 콩팥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조절해야 한다. 셋째, 저염식을 하고 단백질 섭취도 과하지 않게 조절하여 단백뇨를 줄이는 것이다.

    콩팥병 환자라면 꼭 피해야 할 콩팥에 나쁜 것들은 첫 번째로 탈수로 특히 여름철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든지, 구토 설사가 있으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며, 필요시 수액치료도 고려한다. 두 번째는 고혈압으로 혈압이 높으면 반드시 병원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 번째는 요로 폐쇄로 전립선비대증, 요로결석증 혹은 요로 종양 등이 원인이 된다. 이런 경우 배뇨곤란과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콩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네 번째는 감염으로 소변감염뿐만 아니라 기관지염, 폐렴 등 다른 장기의 감염도 콩팥을 나빠지게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여러 약물이 콩팥에 해를 끼칠 수 있는데 CT조영제, 진통소염제, 중금속, 한약재, 건강보조식품 등이다.

    콩팥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으로는 하루 5g 이하의 저염식을 하고, 과도하지 않게 단백질 섭취를 조절하는 식이와 매주 5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는 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금주, 금연해야하며, 독감이나 폐렴, 대상포진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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