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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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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39)

-꼭지쇠, 잇맺음, 빛나다, 더워지다

  • 기사입력 : 2020-12-01 0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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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23쪽부터 2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2쪽 둘째 줄에 ‘고무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는 ‘고무는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가?’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셋째 줄에 있는 ‘전기가 잘 통하는 물건’과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걸쳐 있는 ‘잘 통하지 않는 물건’은 요즘 배움책에 나오는 ‘도체’와 ‘부도체’를 풀어 놓은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이들이 배우는 데 들이는 힘을 줄여 줄 수 있어 좋다고 봅니다. 굳이 ‘도체’니 ‘부도체’니 하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다만 ‘통한다’는 말을 요즘 배움책에서는 ‘흐르는’으로 풀어 놓았는데 ‘통하는’보다는 ‘흐르는’이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일곱째 줄에 있는 ‘다음에 전등알을 살펴보자‘에 나온 ‘전등알’은 지난 글에서 말씀을 드렸고, ‘살펴보자’는 말도 요즘 배움책에서 많이 쓰는 ‘관찰해 보자’는 말을 갈음해서 쓸 수 있는 좋은 말입니다.

    여덟째 줄에 있는 ‘꼭지쇠’라는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도 쓰는 말이라서 다들 잘 아시겠지만 그 옆에 있는 ‘구금(口金)’은 저도 처음 보는 말이었습니다. 이것을 볼 때 ‘꼭지쇠’라는 말을 쓰기 앞에는 ‘구금(口金)’이라는 말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꼭지쇠’와 ‘구금’ 가운데 어떤 말이 더 쉽게 느껴지는지요?

    아홉째 줄에 있는 ‘잇맺음’은 참 반가운 말입니다. 이 말은 ‘연결’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도 않습니다. ‘연결하다’는 말을 풀어보면 ‘이을 연’에 ‘맺을 결’이니 ‘이어서 맺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잇다’와 ‘맺다’를 더한 ‘잇맺다’는 말도 만들 수 있고 이 말의 이름씨꼴인 ‘잇맺음’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쉬운 말을 두고 쓰지 않았으니 더 안타깝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빛나고’와 열셋째 줄의 ‘더워진다’도 참 쉽고 좋습니다. 다른 책이나 누리집에 보면 ‘발광하고’, ‘가열하다’는 말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열넷째 줄이 있는 ‘이어 보자’는 ‘연결해 보자’를 쉽게 풀어 쓴 것이고, 마지막 줄에 있는 ‘굵기’, ‘길이’도 반가운 토박이말입니다.

    24쪽 다섯째 줄과 여섯째 줄에 걸쳐 있는 ‘무슨 까닭일까?’도 ‘무슨 이유일까?’보다 쉬운 말이고 열둘째 줄에 있는 ‘타서 없어진다’도 ‘연소된다’보다 쉬운 말이라 좋았으며, 열셋째 줄의 ‘뽑아버린다’도 ‘제거한다’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열한째 줄에 있는 ‘들’은 요즘 많이 쓰는 ‘등’을 갈음해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 해 보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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