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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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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덕수문학상에 관한 소회-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20-12-01 2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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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7일 오후 4시 ‘문학의 집 서울’에서 제6회 문덕수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 3월 문덕수 선생이 별세하시고 열리는 첫 문덕수문학상 시상식이어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덕수 선생은 홍익대에서 정년 퇴임을 하고 몇 년을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갑상선암이 발병하여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다. 장래를 예측할 수 없는 처지에서 2000년도에 고향 소재 창신대에 선생이 애장하던 도서, 서화 등 일체를 고향의 후학들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기증했다. 창신대는 선생의 고귀한 뜻을 기려 문덕수문학관을 곧바로 개관해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문덕수문학관은 전국 대학에서는 거의 유일한 개인 문인 문학관으로서 일반 문학관과는 달리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까지의 한국문학 원본을 다수 소장하고 있어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근대문학 자료관 역할까지 한다.

    창신대는 매년 개관기념 문인초청강연회를 열며 문덕수문학관을 지역사회와 소통의 창구로 개방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에는 문덕수문학관 개관 20주년 기념 제1회 디카시학술심포지엄이 성대하게 열리기도 했다.

    선생의 고귀한 마음을 하늘이 아셨는지, 선생은 한때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선생은 남은 여생을 고향과 한국문단을 위해 기여할 방안을 모색했다. 선생은 심산문학진흥회를 2010년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하고, 2015년에는 선생의 사재 출연금 5억원을 증액해 공익법인으로 확정했다. 이후 심산문학진흥회라는 이름으로 여러 문학 지원 사업을 하며 2015년부터 문덕수문학상을 제정해 후배 문인들에게 시상하기 시작했다.

    선생은 문학은 삶의 질을 높이고 민족정신 진흥에도 이바지함으로써 국가 및 사회 발전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고 국가와 사회의 풍요로움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학의 창작활동을 진작하고, 창작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와 평론가들은 물론이고 관련 주변 예술가들까지도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덕수문학상은 제1회 신규호 시인, 제2회 박이도 시인, 제3회 고창수 시인, 제4회 홍신선 시인, 제5회 박진환 시인이 각각 수상했고 올해 이향아 시인이 수상하게 되었다. 문덕수문학상은 제1회부터 5회까지는 상금이 2000만원이었고, 6회부터는 1000만원이 주어진다. 우리나라에 문학상이 많긴 하지만 문인 개인의 사재를 출연한 문학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선생은 홍익대 교수, 문예진흥원 원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장 등을 역임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며 학자이고 문단지도자였다. 올 3월에 별세한 선생의 유지를 기려 남은 후학들은 선생의 문학정신을 선양하며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 무엇인지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듯싶다.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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