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4월 19일 (월)
전체메뉴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60) 항룡유회(亢龍有悔)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함이 있다

  • 기사입력 : 2020-12-29 08:03:25
  •   

  • ‘주역(周易)’은 육십사 괘(卦)를 가지고 세상의 모든 일의 이치를 풀이한다. 육십사 괘 가운데서 건괘(乾卦)는 대표적인 괘이고 하늘을 상징하는데 모두 양(陽)으로만 되어 있다.

    이 건괘는 세상의 원리와 사람의 처세 방법 등을 용을 등장시켜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나의 괘는 여섯 개의 효(爻)로 되어 있는데, 가로 그은 막대는 양(陽)을 나타내고, 가운데 끊어져 있는 막대는 음(陰)을 나타낸다. 여섯 개의 효는 아래서부터 기운이 작동한다.

    건괘의 첫 번째 효에서는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말아라(潛龍勿用)’라고 했다. 다 자라지 않은 청소년으로 학덕이나 능력 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두 번째 효에서는 ‘나타난 용이니, 밭에 있다(見龍在田)’라고 했다. 학덕과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나와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려는 단계이다.

    다섯 번째 효에서는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飛龍在天)’라고 했다. 용이 하늘에 날아오르듯이 사람이 때를 얻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단계이다. 임금이 되어서 세상을 다스리는 것도 이렇게 비유했다.

    두 번째와 다섯 번째 효 뒤에는 ‘위대한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이롭다(利見大人)’라는 말이 붙어 있다. 능력을 발휘하려고 할 때나 전성기에도 자기만의 생각이나 능력으로는 안 되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 앞선 사람의 말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효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고, 그 위에 여섯 번째 효가 더 있다. 여섯 번째 효는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가 있다.(亢龍有悔)’라고 했다.

    다섯 번째보다는 여섯 번째가 더 좋을 것 같지만, 여섯 번째 효까지 올라가면 돌아설 수 없는 데까지 가서 어떻게 할 수가 없게 된다.

    ‘주역’은 점치는 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사람에게 올바른 이치를 가르쳐 미리 대비하고 신중히 하고 경계하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주변에서 ‘너무 높이 올라가 돌아설 수 없는 경우’에까지 간 사례를 많이 본다.

    처음 음식점을 개업했을 때는 주인이 아주 친절하고, 손님의 말을 듣고 개선을 한다. 장사가 좀 잘 되면 종업원들에게 맡겨 놓고 주인은 향락을 누리며 돌아다닌다. 연예인들도 조금 이름이 나면 문제를 일으킨다. 학자들도 조금 이름이 나면 재충전보다는 강연하러 다니기에 바쁘다. 국회의원들도 초선, 재선일 때는 유권자를 존중하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다. 3선 이상 되면 교만이 붙어서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다 도가 지나친 것이다. 지금 대통령, 법무부장관, 여당 국회의원들은 도를 넘친 것 같다. 일 처리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한다. 말도 함부로 한다.

    서로 견제하도록 하기 위해서 삼권이 분리되어 있는 것인데, 재판의 결과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장 탄핵 운운하는 것은 너무 오만하게 구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도 ‘항룡유회’의 지경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 亢 : 높을 항. 뻣뻣할 항.

    * 龍 : 용 룡. * 有 : 있을 유.

    * 悔 : 뉘우칠 회.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